황감제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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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제주한의약연구원장

황감제에 대해 아는 도민은 얼마나 될까. 제주 귤이 임금께 진상되면 성균관과 사학의 유생들에게 감귤을 나눠주며 과거제를 시행했는데 이것이 ‘황감제(黃柑製)’이다. ‘황감(黃柑)’은 노란 감귤이란 뜻이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온갖 귀한 토산품들이 진상됐지만, 이를 기념해 과거제를 치른 것은 감귤이 유일하다. 황감제는 명종 때 시작돼 19세기 말까지 300년 동안이나 지속된다. 감귤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감귤은 과일로서만이 아니라 약재로서도 귀한 대접을 받았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감귤의 껍질인 진피와 청피 그리고 감귤류에서 비롯되는 약재인 지각, 지실도 항상 감귤과 함께 진상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귀했던 감귤이 어느새 값싼 과일로 치부돼 여러 수입 과일에 밀리고 있다. 황감제는 과일이 충분하지 못했던 시절, 한때의 사치였을 뿐일까.

지난 주말 성균관대학교 학생자치 조직인 ‘청랑’이라는 단체에서 황감제 재현 행사를 실시했다. 가치 있는 전통문화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차원에서 문화 복원 행사를 하는데 그중 하나로 황감제가 채택된 것이다. 최고로 귀한 진상품을 신하들과 나누는 소통의 정신, 그리고 어린 유생들에게 학문을 권하는 취지가 황감제에 깃들어 있다는 것이 성균관대 학생들의 해석이었다. 서울의 대학생들이 도민도 잊고 있던 황감제 가치를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2일, 제주에서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황감제 기념행사가 처음으로 치러진다. 감귤 및 귤피가 가진 기능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다는 취지이다. 약재로서의 귤피의 효능, 감귤의 문화 콘텐츠를 등을 키워나간다면 감귤 산업은 새로운 전환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의 즐거운 참여 속에 제주 감귤에 대한 가치를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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