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당귀와 함께 주요한 보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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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 / 제주한의약연구원장

SNS 상에서 한 남성 배우와 극단적 페미니스트들 간의 논쟁이 요사이 이슈다. 구체적 내용과 시시비비는 논외로 하고 그 본질은 근래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조장되어 온 남녀 간의 사회적 대립 구도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녀는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다르다. 이 다름을 이해하고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남녀의 생리·병리를 다르게 파악한다. 몸에서 드러나는 증상도 다르고 그에 따른 처방도 다르다. 남자는 기(氣)를 주로 소모하고 여자는 혈(血)을 주로 소모한다. 따라서 보약도 남자는 보기약(補氣藥)을, 여성은 보혈약(補血藥)을 기본으로 한다.

보기약의 대표적 처방이 사군자탕이고 보혈약의 대표적인 처방이 사물탕이다. 몸이 허약한 여성에겐 기본으로 쓰는 처방이라 할 수 있다. 사물탕은 작약, 천궁, 당귀, 숙지황이 동등하게 들어간다.

작약(芍藥)은 함박꽃(Paeonia lactiflora Pallas) 또는 기타 동속 근연식물(작약과 Paeoniaceae)의 뿌리이다. 당귀, 숙지황과 함께 보혈약에 속하며 혈허로 인한 월경부조나 월경통, 현훈, 두통 등을 치료한다. 또한 간비불화(肝脾不和)로 인한 흉복부 통증, 소화 장애 등의 증상에도 쓰인다. 스트레스로 기의 흐름이 원활치 못하여 울결되면 위장 기능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이를 ‘간비불화’라 한다.

전통적으로 작약은 보혈약(補血藥)에 속하는 백작약(白芍藥)과 청열양혈약(淸熱凉血藥)에 속하는 적작약(赤芍藥)으로 구별하여 사용됐다. 적작약은 백작약과 달리 혈열을 내리고 어혈을 푸는 효능을 지닌다. 그 기원에 대해 설이 분분해, 꽃의 색깔로 구분하기도 하고 뿌리의 색깔로 구분하기도 하기도 하지만 대한약전 제8개정부터 ‘작약’ 하나로 생약명이 개정됐다. 실제 백작약과 적작약 둘 다 기원 식물이 Paeonia lactiflora로 식물학적으로는 차이가 없다.

어느 본초서에는 ‘껍질을 벗기고 찌고 삶은 후 말린 것’을 백작약으로 쓴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에서도 기원 식물로 백작약과 적작약을 둘 다 P. lactiflora으로 규정하고는 있으나, 이러한 포제 차이에 따라 두 약재를 구분하며 성분도 백작약은 파에오니플로린(paeoniflorin) 0.8%, 적작약은 1.8% 이상으로 서로 간에 차이를 두고 있다.

이처럼 포제법이나 가공 방법에 의한 의미 있는 구분도 있어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남녀는 다르다. 다르기 때문에 갈등도 일으키지만 다르기 때문에 서로 보완하고 의지한다. 생식 면에서 남녀는 각각 온전하지 않다. 서로 다른 성별이 만남으로서 온전해지고 비로소 새로운 생명의 창조가 가능하게 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차별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어디 남녀에만 해당할까.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기본일 것이다.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인류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상상하는 능력과 서로 협력하는 능력 때문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대립하고 차별한다면, 협력을 통한 개인의 성장, 나아가 사회의 발전 또한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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