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조선백자의 美를 전 세계에 알린 도예가
국내 현존 작가 중 크리스티 경매 첫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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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공예학과 교수
“조선백자 명맥을 이어야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 이기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공예학과 교수가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백자의 전통적 미(美)와 정체성을 계승하고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 세계적인 호평을 받고 있는 이기조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공예학과 교수(58).

 

그에게는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린 도예가’, ‘조선백자 의미를 현대적으로 가장 잘 풀어낸 작가’라는 명성이 뒤따른다.

 

그가 더욱 자랑스러운 것은 제주인이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이 교수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선백자 명인이 된 것은 그의 자유로운 영혼 때문이었다.

 

그는 “1980년대 미술계에 한창 디자인 붐이 불었지만 돈을 못 벌더라도 산속에서 도자기 만들면서 선비처럼 살겠다는 생각으로 도자기 전공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도자기를 전공하면서 배운 것은 조선백자가 아니라 현대 도자기였다. 그 당시 교수들은 청자나 백자 등 전통 도자기를 가르친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유행하던 추상적 표현의 도자기 미술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도 처음에는 조형 작업에 매달렸다.

 

조선백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1년 혜전대학교 도예과 교수로 임용되면서다.

 

“학생들을 가르치던 중 우리에겐 조선백자의 훌륭한 뿌리가 있는데 서양도자기만 만들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누군가는 조선백자의 명맥을 이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그를 조선백자의 길로 이끈 것이다.

 

그 당시엔 분청사기나 청자를 하는 도예가는 있었지만 백자는 안 팔리는 비인기 품목이어서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는 최고의 조선백자를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국내 박물관과 문화재연구소는 물론 일본 박물관 등지를 돌아다니며 조선백자를 배우고 느낌을 체득해 나갔다. 그러면서 그는 우선 조선백자를 재현하는 데 주력했다.

 

조선백자의 절제된 단순미와 태토(바탕 흙)의 질감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다. 그 후 그는 조선백자에 함축돼 있는 단순함에서 정체성을 찾기 시작했고 형식미로서의 면(面)을 주목하면서 판 작업을 하게 됐다. 판의 구조를 갖고 조선백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낸 것이다.

 

이 같은 각고의 노력과 연구 끝에 그는 현존하는 국내 도예작가로는 처음으로 2004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5점의 작품을 출품해 모두 팔렸고, ‘조선백자를 가장 현대적으로 잘 풀어낸 작가’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신라·조선 등 국내 유명 호텔 등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북경대사관, 서울시청 공관 등에서도 백자 식기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그는 또 백자 대중화를 위해 현재 고양·하남시 등에 있는 스타필드의 메종티시아 매장에서 리빙 브랜드 ‘바슘(Vasum)’으로 도자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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