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사춘기 자녀가 이런 말을 한다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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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학원에 다녀온 중 2 아들이 ‘아빠, 우리 학원에 엄청 예쁜 여학생이 새로 왔는데 그 애 때문에 공부가 잘 안돼요. 오늘도 그 여학생 쳐다보다 시간이 다 간 것 같아요. 그 여학생을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 어떻게 하죠?’ 라고 질문해온다면 아버지는 어떤 대답을 하시겠어요?” 중학교 학부모 특강을 가게되면, 이런 질문을 먼저 던진다.


“학원 바꿔야겠다.”(딱 잘라서)

“야, 머리에 피도 안마른 녀석이 벌써부터…. 연애는 대학 가서 하는 거야.”

“공부 하라고 학원보내 놨더니 뭔 소리 하는 거냐? 정신 차려! 임마.”


특강에 오신 아버지 중, 먼저 대답을 하시는 내용들이다. 한 분이 대답하실 때마다 웃음이 터지는 걸 보면 다른 분들도 아마 그런 류의 대답을 하려고 생각하는 듯하다.


어쩌면 그 중엔 좋은 답을 갖고 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대답을 안하실 수도 있다.


자녀는 왜 고민하는 걸까?


사실 이런 고민이 있을 때 자녀들은 부모에게 고민을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당연히 위와 같은 반응을 보이거나 부모가 더 예민해져서 앞으로 피곤해질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그나마 자녀가 부모를 믿고 있거나 건강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우선 왜 부모에게 이런 말을 했을지 생각해보자. 당연히 자녀도 고민이 된다는 뜻이다. 누구나 어떤 고민이든 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생각해보자면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게 혼날 일도 아니다. 오히려 부모의 편견이 상황을 심각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다. 오지 않는 미래를 걱정해서 우리 아이가 사춘기 이성교제를 하다가 인생을 망칠까봐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단지 고민은 고민일 뿐이다.


“아하! 우리 00가 벌써 이렇게 자랐구나. 00야, 사람은 멋진 이성을 보면 당연히 관심이 가는 법이란다. 우리 00도 이제 건강한 남자가 되어간다는 말이니 우선 축하할 일이네.”라고 일단 받아들인다. 그리고는 자녀의 고민의 내면을 들여다보자.


“그런데 자꾸 그러다 공부에 방해될까봐 걱정되는구나. 대개는 한두 번 그렇게 관심이 가다가 곧 정리가 된단다. 이제 대학에 가면 온통 멋진 사람들을 만나게 될 텐데, 그때마다 사귀는 건 아니거든. 그러니 좀 시간이 흐르면 안정되어간단다.”


하고 어깨 한 번 툭 쳐주면 된다.


자녀들은 무엇보다 반듯하고 훌륭한 모습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자녀를 믿고 이런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줘서 고맙다는 한 마디 말을 더해주자. 이 기회에 이성교제에 대한 부모의 기본적인 방향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다보면 더 큰 고민도 부모와 나누려고 할 것이다. 정체성을 찾는 사춘기 자녀에겐 부모나 주변 어른들의 마음을 터놓고 하는 대화가 무엇보다 금쪽같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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