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안돌·밧돌오름-쌍둥이오름이 내어 주는 절경에 감탄이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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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기점 안팎으로 위치한 민둥산
정상 오르면 제주 절반이 파노라마처럼
체오름·거슨세미오름 등 한 번에 정복도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안돌오름의 모습.

제주 전역에 산재한 360여 개의 오름 중 아쉽게도 자신만의 이름을 갖지 못한 오름들이 몇 있다.


족은노꼬메, 족은바리메, 족은사슴이오름, 족은지그리오름 등등.


옆에 자신보다 큰 오름이 있어 그 오름의 이름 앞에 ‘족은(작은)’ 이라는 접미어가 붙어 이름이 지어졌다.


하지만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은 바로 인접해 있으면서도 자신만의 이름을 가졌다.


형제간의 이름에 돌림자를 쓰듯, 이 두 오름은 마치 형제처럼 비슷한 이름을 갖고 있다.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은 바로 인접해 있으면서, 높이나 덩치도 비슷하고 모양도 민둥산으로 비슷한데다 이름마저 비슷해 마치 쌍둥이같은 느낌이다.


어떤 오름 오르미들은 이 두 오름을 두고 여성의 신체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 오름은 오름 정상부에 돌이 많아 ‘돌오름’으로 불려졌다.


한라산을 기점으로 안팎(內外) 개념을 도입해 안쪽에 있는 오름을 안돌(內石岳·내석악), 건너편 오름을 밧돌(外石岳·외석악)으로 구분해 부르게 됐다.


이 오름은 번영로와 비자림로가 만나는 대천동사거리에서 송당방향으로 2.5㎞ 정도 진행하면 우측으로는 송당목장과 민오름 간판이, 좌측으로는 잔디농장 간판이 보인다.

 

 

▲ 눈이 소복히 쌓인 밧돌오름의 전경.

차를 좌회전 하자마자 화장실과 함께 넓은 주차장(거슨세미오름 주차장)이 나오는데, 이곳에 주차해서 갈 수도 있고, 숲길로 약 1㎞ 더 나아가 ‘안돌오름, 밧돌오름, 거슨세미오름’ 안내판이 있는 지점 주위에 차를 세워 찾아갈 수도 있다.


안돌오름은 해발 368m, 밧돌오름은 352m로, 그리 높지 않아 오르기에 큰 부담이 없기에 기왕 멀리 나왔으니 도로변에 위치한 거슨세미오름을 먼저 오른 후 찾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안돌오름은 몇 년 전만 해도 별도의 입구나 탐방로가 없어, 목장 철문을 넘어 올라 갔었다. 높지는 않지만 경사도가 다소 높아 그저 발길 닿는 대로 정상으로 향했다.


최근에야 정식적인 오름 입구와, 오름 설명 안내문 및 야자수매트가 개설돼 한층 오르기가 쉬워졌다.


많은 눈이 내린 후 다시 찾은 안돌오름. 야자수매트 탐방로는 눈에 묻혀 보이지 않고 그냥 정상을 향해 직진.


종아리까지 쌓인 눈으로 한걸음 한걸음이 힘들지만, 정상에 다가갈수록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이 힘든 것에 대한 보상으로 다가온다.

 

 

▲ 안돌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풍광 모습. 민둥오름이라 한리산과 거슨세미오름 등이 훤히 내다 보인다.

어느 덧 정상 능선. 정상 굼부리는 마치 길쭉한 찹쌀떡 가운데를 둥근 막대로 ‘쑤욱’ 하고 눌러 놓은 듯한 모습이다.


돌이 많아 돌오름이라는 이름이 부여됐는데, 정상부나 오름 주변에서 돌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아마도 주변 목장지대에 경계를 쌓거나, 오름 주위에 무덤을 조성하면서 이 곳의 돌들을 이용한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뙤약볕을 가려줄 나무그늘 하나 없는 민둥오름이라 여름에 찾는 이는 드물지만, 민둥오름만이 주는 기쁨이 있다. 사방 가릴 것이 없어 정상에서의 조망은 가히 최고다.


저 멀리 한라산 백록담을 시작으로 안돌오름에 오르기 전에 바로 올랐던 거슨세미오름을 비롯 밧돌오름, 체오름, 높은오름, 다랑쉬, 백약이, 동검은이, 좌보미 등 제주의 절반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상을 향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이마의 땀을 씻어준다.


오름을 내려오면 바로 코앞의 밧돌오름이다. 내려올 때는 수월했으나, 다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밧돌오름으로 오른다.


‘인생사 오르막 내리막’이라는 말이 절로 실감난다.


밧돌오름 역시 안돌오름처럼 민둥오름에다 모양도 비슷하고 주변 경관 역시 크게 다를 바 없다.


안돌과 밧돌오름의 매력은 이들 오름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인근의 거슨세미오름과 체오름을 포함해 네개의 오름을  한 번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숲이 우거진 체오름과 거슨세미오름은 안돌 밧돌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탐방객을 맞이 한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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