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막힌 코를 뻥…
신이-막힌 코를 뻥…
  • 제주신보
  • 승인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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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서울에 살던 초등학생 딸아이가 지난 겨울방학 동안 제주도 할머니 댁에 한 달 정도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제주 할머니 집에서 비염이 생겨 꽤나 고생했었다. 가려워서 눈과 코를 비비고 코가 막혀 킁킁대며 잠 설치는 모습에 할머니는 안쓰럽기만 하고, 이를 알게 된 아이 엄마는 감기가 아니냐며 걱정을 한다.

비염(鼻炎)이란 코의 염증 즉 코 점막에 생긴 염증성 질환을 총칭한다. 코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바이러스, 세균 등 다양할 수 있으나 대개는 알러지성 비염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항원에 의한 염증 반응으로서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으나 콧물, 코막힘, 재채기, 코간지러움 등의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또한 관리가 안 될 경우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는 축농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러한 비염 증상에 좋은 한약재 중 하나가 신이(辛夷)이다. 이 약은 망춘화(Magnolia biondii Pampanini), 백목련(Magnolia denudata Desrousseaux), 목련(Magnolia kobus De Candolle) 및 무당목련(Magnolia sprengeri Pampanini))의 꽃봉오리이다. 우리가 정원수로 자주 보는 종은 백목련으로서 원산지가 중국이고, 목련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제주 한라산에 자생하는 토종이다.

신이는 비강을 뚫어주는 통비규(通鼻窺) 작용이 뛰어나 비연(鼻淵)으로 인한 코막힘, 두통, 냄새를 못 맡는 증상에 응용한다. 비연증이란 코에서 끈적하고 더러운 콧물이 흘러나오는 병증으로 지금의 축농증에 해당한다. 내복만이 아니라 외용으로 달인 탕액을 비점막에 도포하여도 좋다.

제주는 청정 환경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 전국 1위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염의 원인 항원으로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등이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제주의 경우 꽃가루에 대한 감작률이 50.6%로 가장 높았다.

특히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삼나무 등이 많이 식재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곰팡이 감작률도 제주는 19.3%로 타 도시에 비해 높은 편이다. 습한 날씨 탓에 실내에 곰팡이 발생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근래에 감귤나무 잎에 기생하는 ‘감귤 응애’도 알레르기성 질병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삼나무 꽃가루는 2월 중순에 날리기 시작하여 3월 초순에 최고치에 이른다. 바야흐로 꽃가루로 인한 비염 증상이 심해지는 시기인 것이다. 이즈음 때마침 피는 꽃이 또 목련꽃이다. 물론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를 약재로 써야 하는 운명이 아쉽다.

딸아이의 경우도 결막염을 동반한 알레르기성 비염의 전형적 증상이었다. 열이 없으니 감기와 구분이 되며 따라서 전염시키지도 않는다. 하지만 심하면 코가 막혀 구강호흡을 하게 되면서 집중력장애, 수면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축농증으로 발전하면 치료가 어렵기도 하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한방은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편이다. 심한 경우 신이만으로 치료가 곤란하고 복합처방이 필요한 만큼 가까운 한의원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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