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변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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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엄마, 엄마가 변하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 스물일곱 살 딸아이가 자신에 관한 이야기들을 써온 필자의 글을 읽으면서 했던 한 마디다. 자신을 키우면서 엄마가 실수했던 이야기, 그 실수를 자녀와 어떻게풀어나가는 지를 에피소드처럼 적어놓은 글이었는데 아마 그 글을 읽으면서 엄마도 잘못할 수 있지만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높이 사서 하는 말인 것 같다.

 

과연 엄마인 내가 공부하지 않았다면 우리 딸은 어떻게 자라있을지 나도 궁금하기는 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나와 딸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마음 놓고 할 수 있다는 것에 무엇보다도 감사하다는 것이다.


“선생님들 이렇게 열심히 부모교육을 공부해서 자녀들에게 좋은 부모의 모습으로 다가가도 자녀들은 아직 잘 모릅니다. 그들에게는 세상의 엄마가 다 이렇게 해주는 줄 알거든요.”


20년 쯤 전에 부모교육을 공부할 때, 강사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다. 아마 그 분도 나름 부모 역할에 충실했지만 그 노고를 알아주지 않고 모자란 부분에서 투정만 하는 자녀들의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자녀들 입장에서는 세상에 태어나보니 이런 부모가 있었고, 부모가 해주시는 대로 자라고 있는데 다른 부모들은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자기가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 기준이 될 수 밖에.


그렇다면 부모 역할을 잘 못하는 부모의 자녀 역시 그럴 수 있다. 당장은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잘 잘못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세상의 부모들은 다 그런 줄 알 것이다. 그러다 나이 들면서 다른 부모들의 모습을 관찰하게 되고 가치 판단이 생기면서 ‘우리 부모는 그때 왜 그러셨을까?’하는 의구심 혹은 불만, 아쉬움이 남게 될 수도 있다.


엄마가 공부해서 변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잘 자라줄 것이다. 대신 세월이 흐르고 난 다음에 지금 내 딸 아이와 내가 나눈 대화처럼 마음 열고 이야기했던 추억이 조금 덜 하지는 않았을까?


자란다는 건, 어떤 결과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의 성장 세포 속에 얼마나 많은 웃음, 눈물, 행복, 고통으로 채워져 나가느냐일 것이다. 자라는 과정에서 작은 추억들이 웃음으로 때론 감동으로 많이 채워져 갈수록 자녀의 행복지수가 커진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부모가 해줄 것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 내 딸의 질문에 대해 혼자 답을 만들어 봤다.


“엄마가 변하지 않았더라도 우리 딸은 현명하니까 잘 자라주었겠지만, 엄마가 자라지 못한 것 때문에 네가 많이 속상했겠지. 지금 엄마 칭찬받는 거 맞지?”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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