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각종 출혈 증상을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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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

70주년을 기념하는 4·3 추념일이 다가오면서 제주에는 동백배지 달기 캠페인과 함께 각종 홍보물에는 동백꽃 문양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11월부터 피어 2~3월에 만개하는 동백꽃은, 꽃잎이 전부 붙은 채로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온존한 형태로 툭하고 떨어지는 모습이 무고한 목숨이 한순간 통째로 사라지는 형상에 비유되어서 일까. 한 작가의 4·3을 주제로 한 그림이 화폭에 실린 후 동백꽃은 4·3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동백(Camellia japonica L.)은 제주도와 일부 남해안 도서 지역에 자생한다. 한겨울에 꽃을 피워 동백(冬柏)이라고 한다지만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한자어이다. 중국에서는 산에서 나는 차라는 의미로 산다(山茶)라고 한다.

 

중약대사전에 의하면 동백꽃인 산다화(山茶花)는 타박상 등의 어혈 증상을 풀 뿐만 아니라 코피를 쏟는 육혈(衄血), 입에서 피를 토하는 토혈(吐血), 여성의 생리혈이 쏟아져 내리는 혈붕(血崩), 소변에서 피가 나오는 혈림(血淋), 대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장풍하혈(腸風下血)의 등의 각종 출혈 증상을 치료하는 데에 효능이 있다. 화상에도 가루 내어 참기름에 섞어 바르면 좋다.

 

잎은 차의 대용으로도 쓰였는데 본초강목에는 차와 유사하여 어린 눈을 이용해 음료로도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 씨앗은 부인의 머리털이 기름기가 많아서 뒤엉켜 풀어지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 우리의 경우도 열매로 기름을 짜서 머리에 바르면 윤기가 나서 옛 여인들의 사랑을 받아오기도 했다.

 

약으로 쓰는 경우 꽃이 피려할 때에 채집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약한 불에 쬐어 말린다. 꽃봉오리가 볼록하게 크고 아직 피지 않는 것이 좋다.

 

선흘 곶자왈에 위치한 동백동산은 동백이 자생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위미리 올레길 5코스에는 현맹춘 할머니가 수십 년 전에 방풍용으로 피땀 어려 심은 아름드리 동백나무들이 그 위용을 드러내며 올레꾼들을 불러 모은다. 그 부근에 조성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 중에 하나인 애기동백(Camellia sasanqua Thunb) 군락은 일본에서 들여온 또 다른 종이다. 애기동백은 꽃이 질 때 송이 째 떨어지지 않고 한두 잎씩 따로 떨어져 동백꽃과 서로 차이가 있다.

 

4·3은 미완의 해결 과제로서 이름 또한 정명되어 있지 않다. 4·3의 영령들은 그 날에 치른 희생보다 후대에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을 더 가슴아파할지 모르겠다.

 

동백꽃은 타박이나 토혈 등 내외를 막론하고 온갖 출혈 증상을 치료한다. 지금 우리 가슴에 단 동백배지로 4·3영령들의 피맺힌 응어리를 조금이나마 풀어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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