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과 석위-관중은 구충약으로 석위는 방광염으로
관중과 석위-관중은 구충약으로 석위는 방광염으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송상열.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습도가 높은 제주의 곶자왈에는 각종 양치식물이 많이 자란다. 양치식물(pteridophyte)이란 꽃이 피지 않으며 종자가 없고 잎 뒤에 붙은 포자로 번식하는 식물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고사리류를 들 수 있는데, 제주의 곶자왈에는 우리가 식용으로 애용하는 고사리 외에도 가는쇠고사리, 쪽잔고사리, 홍지네고사리, 관중, 석위 등이 서식한다.

옛 문헌에는 고사리(Pteridium aquilinum Kuhn, 궐채)의 효능에 대해 갑자기 열이 나는 것을 없애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잠을 잘 자게 한다고 하였다.

또한 반대로 오래 먹으면 양기가 소모되고 다리의 힘을 약화시키며, 냉기 있는 사람이 많이 먹으면 복부팽만을 일으킬 수 있다고도 하고 있다.

실제로 익히지 않은 고사리에는 비타민B1을 분해하는 효소인 티아미나아제(thiaminase)가 들어 있어 과다하게 생식할 경우 비타민B1 결핍증인 각기병(beriberi)에 걸릴 수 있다. 물론 통상적인 조리과정을 거친 후 섭취하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관중과 석위는 한약재로 쓰여 약전에도 등재가 되어 있다.

관중(貫衆)은 관중(Dryopteris crassirhizoma Nakai)의 뿌리줄기 및 잎자루의 잔기(殘基)이다. 주로 구충약으로 쓰여 지금은 많이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 잎이 둥글게 사방으로 퍼지는 모양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도 훌륭하다.

석위(石葦)는 석위(Pyrrosia lingua Farwell) 또는 기타 동속식물의 잎이다. 바위 위에 모여 자라고 잎이 가죽과 비슷하여 석위(石葦)라고 부른다.

이뇨통림약(利尿通淋藥)에 속해 방광에 열이 맺혀 아프면서 소변이 시원하지 않는 증상을 치료한다. 양혈지혈(凉血止血)의 효능도 있어 출혈을 동반하는 혈림(血淋)의 치료에 좋다. 지금의 급성 방광염에 해당하는 증상들이다. 폐열을 다스리는 효능도 겸하고 있어 기관지염 증상에도 쓰인다.

제주의 대표적 양치식물이라면 최근에 발견된 ‘제주고사리삼’이 있다. 인삼 잎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포자로 번식하는 양치식물에 속한다.

전세계적으로 제주에만 자생하는 식물로 현재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학명 또한 제주의 이름을 딴 Mankyua chejuense B.Y.Sun et al 이다.

이제 잠시 비가 오고 나면 우후죽순처럼 고사리들이 올라올 것이다. 또한 여기저기서 고사리 캐는 사람들로 북적일 터. 채집 본능 때문이랄까 고사리를 캐다보면 캐는 데에 정신이 팔려 길을 잃기 십상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너무 많이 섭취해도 안 좋은 만큼 적당한 것이 최선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