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한 침강 해안···관광유어장 지정
‘직구섬’ 또는 ‘지꾸섬’ 등으로 잘 알려진 지귀도는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위치했다. 지귀도(地歸島)의 한자를 풀면 ‘땅이 바다로 들어가는 형태’라는 뜻이다. 섬의 지형이 평평해 이처럼 해석한 것이다.
위미리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5㎞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가 소유한 사유지이다.
1982년 8월에 故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이끌었던 통일교 재단이 이 곳을 사들였다. 특히 이 섬 전역에는 야생 토끼가 많은데, 문 총재가 이 섬에서 사냥을 하기 위해 일부러 토끼를 푼 것이라는 얘기가 낚시꾼들 사이에서 전해지고 있다.
지귀도의 섬 모양은 동서로 길이가 긴 타원형으로 낮고 평평해 섬 정상의 높이도 14m 정도다. 섬 중앙부는 평평한 용암대지상을 하고 있고, 주위에는 5~10m 높이의 현무암질 암반 해안을 이루고 있다. 섬의 평탄한 부분은 8만7934㎡ 정도로 억새풀이 뒤덮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이 살며 농사를 지었던 흔적이 남아있다.
이 섬에는 ‘설문대할망’ 전설이 남아있다. ‘설문대할망’은 체구가 커서 백록담에 엉덩이를 걸쳐 앉고 두 다리를 뻗으면 한쪽 다리는 지귀도에, 또 다른 다리는 제주시 앞 관탈섬에 닿다고 한다.
서귀포시 일대 위치한 섬들과 달리 완만한 침강해안으로 이뤄져 수심이 얕고, 섬 주변을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갯바위 낚시에 위험 부담이 없어 관광유어장으로 지정됐다. 또 이곳에서는 체험 다이빙을 할 수 있다.
암초대로 형성된 지귀도 해안은 해조류가 밀집해 있고 패류와 갑각류를 비롯한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다.
섬에 자생하는 육상식물은 까마귀쪽나무, 우묵사스레피, 동백나무, 아왜나무, 순비기나무, 땅채송화, 방가지똥, 참억새, 띠, 해녀콩, 갯기름나물, 산국, 갯매꽃 등으로 총 53종이 서식하고 있다.
섬에 서식하는 식물 가운데 방가지똥은 줄기와 잎을 자르면 흰 유액이 나오는데 이것이 나중에는 끈적끈적한 갈색으로 색이 바뀐다. 그것이 ‘똥’ 색깔을 닮았다해 방가지똥으로 불리고 있다. 방가지똥의 줄기 속은 텅 비어있고 전체 모양은 엉겅퀴와 비슷하지만 꽃은 민들레와 비슷하다.
민들레처럼 풀밭, 길가 틈새, 빈터에서 자란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노란 꽃을 피운다. 특히 이 식물은 토양을 성기게 해 당근, 비트, 무 같은 뿌리식물을 잘 자라게 해준다.
방가지똥의 마른잎과 줄기를 먹는 암탉은 계란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젖소의 경우는 우유와 유지방 생산이 증가한다. 이는 방가지똥에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또 항암작용이 있어 녹즙으로 달여 먹으면 유방암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