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기억
잃어버린 기억
  • 제주일보
  • 승인 2018.06.2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효성.명상가

영혼이 자기발전을 위한 여행 중에 지구는 거칠고 험한 장소이며 부끄럽지 않았다. 성적표는 자랑이며 보람이다. 가상이 만들어낸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며 아름다운 희생에 나서준다. 드물게 훌륭한 스승의 방문은 깨우침을 주려는 의도이며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 보석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준다.

맛집으로 소문나 장사진을 이루는 식당 주인 되시는 분은 보이지 않는 그늘에는 초조함과 긴장을 숨기고 애써 밝은 표정 뒤에는 고민의 흔적이 있어 괜한 호기심이 아니라는 정성으로 어렵게 가정사를 들을 수 있었다. 본인은 몇 년 전 암 수술을 해 지금도 치료 중인데 또 다른 병마가 찾아와 몸과 마음고생이 심하단다. 힘들고 궂은일에 삶의 여유가 없는데 경제적인 고민으로 희망 없는 하루를 연명하는데 남편 되시는 이는 명문대학을 나왔으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톨이 생활을 하고 있으며 스무 살 자녀는 심한 자폐를 앓고 있어 시설에서조차 받지 않아 집에서 돌봐야 하니 보호자가 필요해 이도 저도 못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안타까움이었다. 현실 어려움에 못된 생각을 하기도 했으며 위험의 순간도 있었단다. 대화는 없어지고 미움만 쌓여 언제라도 이혼을 준비하고 있단다. 용기로 위로를 줄 수 없어 이들의 전생을 되돌려보기로 했다.

아버지는 의사의 직업을 가지고 있었으나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가난한 이웃에게 야박함을 보여 지탄의 대상이었다. 충분한 능력이 있었으나 돈에 욕심이 멀어 나 몰라라 외면으로 억울한 죽음에 원한을 남겼으며 부인되시는 분도 여기에 해당이 되어 악연이 되고 말았다. 반면 장애를 가진 채 태어난 아들은 몇 차례 전쟁을 거쳤으나 그때마다 재산을 기부해 피난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의인이었다. 후에도 이름을 남겨 귀감이 됐으며 숙제의 답을 알아 누구를 가르치는 위치까지 도달했으나 가치 있는 고생을 택한 경우이다. 그는 이제 본연의 임무를 마칠 때이며 손님이 아닌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곧 돌아간다는 암시를 주었다.

간절한 바람이 남아있는 이들에게 화해와 용서로 오래 묵은 갈등을 씻어내라는 당부는 숙연함을 주는 배움이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어둠이 지나고 좋은 날이 보이니 상심을 거두고 가족의 화목을 위해 용서하는 법과 장난감 배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물이 될 거라는 언질로 개운치 않은 마무리를 해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