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초-여름철 생선 비린내를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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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여름철에는 음식을 잘못 먹고 장이 탈나기 쉽다. 더워서 쉽게 상하기도 하거니와 날 것을 즐기게 돼서 더욱 그렇다. 여름철 제주의 대표적인 날 음식으로 지금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자리물회가 있다.

이 자리물회에 전통적으로 향신료로 썼던 재료가 바로 ‘제피’라고 하는 향이 독특한 곶자왈 자생식물이다. 어린 시절 이 잎의 강한 자극적 냄새 때문에 자리물회에 거부감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

표준어가 ‘초피’인 제피는 한약재 ‘산초’의 원료로 쓰인다. 한약재 산초(山椒)는 초피나무 (Zanthoxylum piperitum De Candolle), 산초나무(Zanthoxylum schinifolium Siebold et Zuccarini) 또는 화초(花椒, Zanthoxylum bungeanum Maximowicz)의 잘 익은 열매 껍질이다.

‘산초’는 독이 있어 약으로 쓸 때는 수치가 필요한데 열매꼭지와 씨앗은 버리고 기름이 빠질 때까지 볶아서 쓴다. 열매가 벌어지지 않아 씨앗이 들어있는 것은 솎아 버린다. 씨앗은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별도의 다른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산초’의 원래의 효능은 속이 찬 것을 따듯하게 하는 온리약(溫裏藥)이다. 음한(陰寒)의 사기를 제거하여 장이 차서 설사를 하거나 통증이 생기는 경우에 좋다.

속이 찬 이유로 외부에서 한사가 들어오거나 원래부터 체질적으로 몸 안이 찬 경우가 있다. 원인에 따라서 합당한 약재를 적절히 배합하여야 효과가 좋다. 평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적당하지 않다. 임신부도 주의를 요한다.

또한 매운 성질이 있어 충(蟲)을 몰아내기도 하고 비린내 나는 물고기나 해산물의 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음식 비린내와 독을 풀어주는 이러한 효능으로 인해 어물류 음식에 즐겨 들어가는 향신료가 되고 있다.

원래 잎은 배꼽 아래서 기가 상충해 오는 분돈기(奔豚氣)와 곽란(亂)으로 인한 근육 경련을 치료한다. 따라서 자리물회에도 잎보다 열매 껍질을 쓰는 것이 더 적합할 듯하다.

‘산초’의 기원 식물 중 화초는 중국에서 나오는 식물이다. 우리나라는 초피나무와 산초나무만이 자란다. 초피나무는 남쪽지방에 분포하고 중부내륙에서는 보기 힘들다.

제주의 곶자왈에 자라는 것도 주로는 초피나무이다. 제주에서는 서로 구분하여 초피나무를 ‘촘제피’, 산초나무를 ‘개제피’라 부르기도 한다.

초피나무와 산초나무의 차이는 초피는 가지에 달리는 가시가 마주나는 반면 산초는 어긋나는 게 구분하기 쉬운 가장 큰 특징이다.

잎 가장자리도 초피는 톱니모양인데 반해 산초는 미끈한 형태이고 개화시기도 초피는 5~6월 산초는 8~9월로 서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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