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수난 시대
난민 수난 시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양길주, 수필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등 세계 곳곳에는 지금 전쟁 중이거나 내전에 휘말린 나라가 많다. 단지 우리와는 무관한 지역이라 방심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런데 어느 날 500명이 넘는 예멘 난민들이 우리 제주에 들이닥쳤다. 당황스러울 수밖에. 하지만 조그만 관심을 기울이면 세계는 그 어느 곳도 우리와 무관치 않다는 걸 이해하게 된다. 세계는 이제 하루면 오갈 수 있는 하나의 지구촌에 지나지 않는다.

월남 패망으로 보트피플(boat people)의 참상도 목도했고, 수많은 탈북 난민들도 우리 곁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6500만 명(2016, 유엔난민기구)이 넘는 난민들이 떠돈다. 그야말로 난민 수난 시대다. 넘쳐나다 보니 반기는 나라가 없다. 마지못해 수용하거나 명분을 달고 쫓아낸다. 우리도 예멘 난민 문제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예멘은 중동의 아라비아 반도 남서부에 자리 잡고 있는 이슬람 국가다. 주위가 사막이지만 지역에 따라 강수량도 풍부하고, 식생도 다양하다. 석유 매장량 또한 상당하다. 어찌 보면 아랍에서 가장 살기 좋은 환경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이런 좋은 환경과는 달리 예멘의 현실은 비참하다. 인구 2800여 만 명의 절반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야 하는 아라비아반도 최빈국이다. 나라마다 크고 작은 분열과 갈등은 있게 마련이지만 예멘은 인구 57%가 이슬람 수니파이고, 41% 정도가 시아파라 종교 갈등이 치열하다. 정치는 이런 상황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그로 인해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 연합 세력과 시아파의 대표 격인 이란의 대리전을 치르는 외세의 전장이 되어버렸다. 4년째 접어든 내전으로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28만 명에 이르는 난민들이 살 곳을 찾아 세계를 누비고 있다.

그 일부가 이번에 제주로 들어와 난민심사를 신청했다. 심사기간은 체류가 보장되고, 심사에서 탈락하여도 이의신청이나 법원 재판 등을 통해 몇 년 더 체류할 수 있다는 우리의 난민법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의 안전한 삶을 위해서는 무사증 제도를 폐지하고 난민도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드세다. 반면 포용과 수용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지혜로운 해결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난민심사가 시작되었으니 예멘 난민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처리가 된다. 남은 것은 이를 계기로 우리의 처지를 성찰하는 일이다.

종교든 이념이든 국민이 분열되면 나라는 패망에 이른다. 정치는 갈등과 분열을 조정하고 통합하기보다는 이를 자기 권력 유지에 이용하려는 속성이 더 강하다. 그런 정치 탓에 월남도 사라지고, 우리도 망국의 역사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지금도 우리는 남북 대치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정치는 내부 갈등조차 다스리지 못한다. 예멘도 식민지배와 독립과정에서 서로 다른 체제의 남과 북으로 나뉘고 다시 통합되면서 오늘의 현실을 초래했다. 우리도 내부 분열과 갈등을 통합으로 이끌지 못하면서 섣부른 통일 노선으로 가다간 저들과 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포용과 통합의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차원 높은 정치력이 우선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쿠쿠 2018-07-17 19:26:09
맞는 말씀입니다 한국의 처한상황과 세계가 난민을 받아들인후 생긴 사회혼란을 보고 교훈삼아 난민을 받지말고 금전적 도움을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살기좋은 나라 2018-07-17 22:02:32
살기좋은 환경의 나라를 저 지경으로 망가뜨리고 남의 나라에 까지 풍파를 일으키는 저 이슬람교인들. 저들을 받아들여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국민이 받을 수난은 아직 시작도 안 된 것입니다. 격차와 갈등 남북문제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이 나라에서 난민관련 언론보도는 하나같이 권력과 야합하여 예전에 보도했던 기사에 대한 논조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으며 국민의 마음을 멍들게하고 힘겨운 마음을 더욱 심화시키는 작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권력에 언론이 야합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즈음 같이 더럽다고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무슬림난민 수용 반대하는 다수 국민의 외침을 외면하고 권력에 빌붙는 언론들은 권력과 더불어 반드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