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축제를 살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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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희, 제주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축제의 장에서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간을 즐긴다. 여행지에서 즐겼던 축제 경험은 여행자에겐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한자어로 축제는 빌 축(祝), 제사 제(祭)자를 쓴다. 축하(祝賀)와 제전(祭典)이 포함된 의미다. 고대에서는 제의적 의례로 축제가 행해졌다면, 현대는 제의적 요소가 약해지고 한 지역이나 국가의 고유문화를 알리는 문화적 요소와 특산물을 알리는 홍보성 축제가 주를 이룬다. 축제는 무형의 자산으로 마을 주민의 삶을 반영한다.

지금 제주도 곳곳에서 축제가 한창이다. 이호테우축제, 금능원담축제가 끝나고 서귀포칠십리축제, 도두오래물축제 등 다양한 축제가 계획되어 있다. 제주 마을축제에서는 옛 문화를 재현하고, 마을을 알리기 위해 공동체 구성원들이 협동을 한다.

얼마 전, 옛 어민들의 전통어로 방식을 재현한 원담축제 현장을 다녀왔다. 제주 조간대에서는 화산석들이 많아 일반 그물로 고기를 잡기가 어려웠다. 어민들은 돌로 담을 쌓아 그물로 이용했다. 돌그물인 원담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한 곳의 바다 쪽에 담을 쌓아 밀물과 함께 들어왔던 고기들이 썰물 때 돌담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 어로 장치이다. 원담 안으로는 멜이 가장 많이 들어왔다. 원담 돌틈에 사는 우럭은 대나무 낚시대로 잡는다. 이를 ‘고망낚시’라고 한다.

원담축제에서는 고망낚시와 바릇잡이체험 등이 이루어졌다. 체험을 위해서 우럭과 광어, 방어 등을 체험시간에 맞춰 원담 안에 풀어 놓았다. 체험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사람들은 고기를 좆아 바다로 내달렸다. 고기를 놓쳐서 아쉬워하는 사람들, 잡은 고기를 들고 함박웃음을 짓는 사람들로 원담 주변은 활기찼다. 축제에 참여한 여행객은 바다에서 직접 고기를 잡고, 고기가 많아서 좋았다며 다수가 다음에도 참여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체험객들은 고망낚시와 원담의 어촌문화에 대해 모르고 단순 고기잡이 체험으로 알고 있었다.

전통문화 재현축제는 옛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체험하며 그 시대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문화원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체험축제는 문화체험이 아니라 단순 활동에 지나지 않는다. 축제에 참여한 사람에게 문화원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이유다. 원담축제장의 원담은 새로 만들어진 돌담이다. 원형은 해안매립과 도로개설, 해산물 채취를 위한 무분별한 돌의 해체 등으로 사라지고 있다.

원담의 원형이 망가지고 있고, 축제를 위해 일시적으로 만든 원담 시설물은 방치되어 바닷가의 흉물로 남아 있다. 이러한 때, 마을에서는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외부의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 몇 년 전 실시된 컨설딩에서 외지 문화기획가는 원담축제 기간에 관광객을 유치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원담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했다. 원담을 현대식 구조인 알루미늄구조와 철조망, 나무와 같은 재료로 만들어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해양돌문화인 원담의 원형을 왜곡시키고 수익 창출을 위한 축제로 변질되는 것은 아닐까. 전통문화축제를 살리는 방법은 문화원형을 잘 보존하여 활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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