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결명-백내장 등 각종 눈병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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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제주의 대표적인 해산물이라면 전복을 들 수 있다. 전복은 조선시대 진상품이기도 했다. 전복의 살맛도 일품이거니와 인기 향토음식인 전복죽은 내장까지 잘 이용해야 제 맛과 제 색깔이 나온다. 전복의 가치는 껍질에도 있다. 알다시피 껍질 안쪽은 아름다운 빛깔을 내어 나전칠기 등 공예품의 재료로 쓰인다. 하지만 전복 껍질이 질병을 치료하는 한약재로 쓰인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

한약재 석결명(石決明)은 말전복(Nardotis gigantea Gmelin) 및 기타 동속 근연동물 또는 오분자기(Sulculus diversicolor supertexa Lischke)의 껍질이다. 석결명은 평간잠양약(平肝潛陽藥)에 속한다. 간기(肝氣)가 편승한 것을 조정하여 간양(肝陽)을 잠재우는 효능이 있다. 간양이 항진하면 어지러우며 눈이 침침하고 머리가 아프며 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가슴이 답답한 등의 증상이 생긴다.

한의학적으로 간은 눈과 연계되는데 석결명을 안질환 치료에 응용하는 이유는 간열(肝熱)을 내려주는 양간(凉肝) 작용 때문이다. 이로서 눈을 맑게 한다는 ‘결명(決明)’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석결명은 백내장이나 녹내장, 야맹증, 눈부심 증상 등의 여러 눈병에 두루 쓰인다.

전복 껍질과 비슷한 효능을 지니는 또 하나의 해양 본초로 굴 껍질인 모려가 있다. 모려(牡蠣)는 굴(Ostrea gigas Thunberg), 대련만모려(Ostrea talienwhanensis Crosse) 또는 근강모려(Ostrea rivularis Gould)의 껍질이다. 평간잠양(平肝潛陽) 효과에 더하여 담을 제거하고 단단한 덩어리를 연하게 하는 연견산결(軟堅散結) 효능이 있다. 제산(制酸) 작용이 있어 위산 과다에 의한 위궤양에도 좋다.

석결명과 모려는 약재를 만들 때 대개 하법(法)이라는 수치 과정을 거친다. 이는 가마나 불에 견디는 용기 내에서 약물을 직접 고열로 가열, 질을 성기게 하여 분쇄와 전탕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다. 약효에도 영향을 미쳐 수삽(收澁)작용이 증강되고 평간(平肝)의 효능이 높아진다. 특히 모려의 경우는 하법을 쓰면 수삽 작용이 강해져서 자한(自汗), 도한(盜汗), 유정(遺精), 대하(帶下), 붕루(崩漏), 등의 활탈증(滑脫症)에 적용할 수 있다.

석결명과 모려는 허하여 열이 생긴 환자에게 적합하며 비위가 허한(虛寒)하거나 양허(陽虛)한 자는 삼가는 것이 좋다.

한때 전복에 비해 오분자기는 우리 식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해산물이었으나 기후 변화와 갯녹음 현상으로 현재 전복은 물론 오분자기도 자연산은 드물다고 한다. 이러한 제주바다 환경의 변화는 비단 전복, 오분자기 만이 아니라 해조류, 어류 등 해양자원 일반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 해산물이 식탁의 재료를 넘어 고부가가치의 의료적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현재의 해양자원 고갈 상황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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