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제주의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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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언, 서귀포문화원장·수필가

제주지역 곳곳에 있는 보물 같은 곶자왈과 에메랄드 빛 바다가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고, 제주를 찾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그 순간의 행복에 빠져든다. 특히 요즘은 휴가철이라 도로마다 렌터카 행렬이 줄을 잇고 관광지, 해수욕장마다 사람들이 일파만파 모여든다. 이것은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아름다움을 찾아 나서는 일이 우리들의 삶에 커다란 위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세계인들이 찬탄을 보내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도 농경시대를 살았던 옛날의 선인들에게는 너무나 힘든 조건이었을지도 모른다. 가뭄, 바람, 홍수에 어렵게 살았을 것이다. 그저 우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철철이 찾아드는 절기에 맞춰 농사를 지었던 좋은 기억만 생각할 뿐, 수천 년을 이어온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차곡차곡 지키며 살아온 힘들었을 일은 기억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연의 소중함과 그 속에서 자라나는 생명체들의 존귀함은 너무나 외면한 채 그저 돈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하려고 하고 있다. 이제라도 개발의 속도를 줄여 사람을 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제주가 유네스코3관왕,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호지역보다 더 소중한 것이 사람이다. 또 우리가 보여줘야 할 것도 아름다운 경관이외에도 제주만이 가지고 있는 향토문화가 있다. 거기에는 제주어가 있고, 밭담, 산담의 돌 문화와 독특한 노동요, 제주신화 등 보여줄 것이 무궁무진하다. 가벼움과 속도가 지배하는 요즘 옛것이 소중함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으며, 모두가 알다시피 제주는 꽃을 꺾어버리는 것과 같은 난개발과 밀려오는 관광객들로 인하여 자연환경파괴, 교통 혼잡과 소음, 지가상승, 쓰레기 등 오염이 심각하게 밀려오는 가운데 제주인은 떠나게 되는 상황이 몰려올 지도 모른다. 관광의 일자리창출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지만 세계경제에 나타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의 일자리밖에 만들어지고 있지 않다고 하였다. 이제는 제주사람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자. 그리고 세계인들을 제주의 문화 속에 담아내자. 제주의 아름다운 문화는 사람들이 따뜻해서 좋고 삶의 가치를 찾는 그 꿈이 따뜻한 이웃에 있다. 닭이 울면 소죽 쑤고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던 평화스런 옛날의 모습은 아닐지라도 사회주의 집단농장의 모습처럼 변하여서는 안 된다.

이제 사람과 예술,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푸르른 힐링의 제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향토문화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면서 더 좋은 상태로 변화시켜 나가거나 더 좋아지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들은 욕심 때문에 지옥에서 산다. 문화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물질이 아무리 풍부해도 사회가 메말라가는 것은 문화부족에서 온다. 그래서 문화예술은 오늘날과 같이 병든 사회에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앞으로 향토문화가 잘 보존될 때 오랜 세월 호기심 넘치는 여행자들이 발길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이제 제주가 단순히 관광 상품만 사고팔게 아니라 제주의 문화가 깃든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와 결합시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 산업상품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문화가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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