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에 시작한 뮤지컬, 남들보다 두 배 노력했다”
“섬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던지고 주눅 들지도, 주저하지도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세요.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습니다.”
배우 문희경은 지난 25일 제주시 제주웰컴센터에서 제주新보 주최로 열린 ‘제주人 아카데미’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아카데미 네 번째 강연자로 나서 ‘제주 출신 배우로 살아가기’란 주제로 제주를 떠나 서울에서 살면서 겪었던 좌절과 성공 등 경험담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 시절 가수를 꿈꾸며 서울로 유학 간 그는 대학교 3학년 때인 1986년 프랑스대사관이 주최한 제1회 샹송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어 이듬해 MBC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받고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지만 끝내 가수로는 빛을 보지 못했다.
결국 그는 가수로 제대로 된 활동도 못 해보고 1990년대 중반, 뮤지컬 배우로 전향한다.
그는 “서른 살 적지 않은 나이에 시작한 뮤지컬의 길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노래를 계속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당시 한참 어린 동료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두 배는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마주한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죽기 살기로 연습을 했다.
불확실한 미래였지만 계속해서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간 그는 인생의 또 다른 기회를 만나게 된다.
그는 “당시 출연했던 뮤지컬을 보고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영화 출연 제의를 했다”며 “당시 출연작이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관객과 평단에서 호평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드라마 출연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살면서 ‘내 길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으로 포기할 때도 있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도전을 해왔던 것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며 “실패했다고 그 것이 끝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혼자 서울로 상경해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배우로 성공한 그는 이날 대중예술가를 꿈꾸는 고향 후배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살면서 경험해 보니, 설령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꿈을 꿀 힘과 용기를 받게 됨을 알게 됐다. 도전하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다”며 “특히 과거와 달리 현재 제주 출신 대중예술가들이 연기와 노래 등 여러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열정을 갖고 도전한다면 선배들이 언제라도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백나용 기자 nayong@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