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스승들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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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명상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척박한 환경에서 열정의 꽃을 피우는지 잣대로 잴 수 없지만 주변에 관심을 가져보면 아름답고 순수한 영혼들의 진정성을 볼 수 있다. 자랑을 숨기며 값진 희생으로 교과서에 나오지 않아도 각박한 현실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남긴다. 숭고한 삶의 기준이 되어주며 고통과 시련을 이긴 후에 기쁨의 눈물을 볼 수 있다는 진리의 메시지를 전해준다. 몸소 실천하며 행복의 가치를 알게 하는 스승이다.

평소 관심이 있던 강의에 참석해 모르는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데 차분함을 지키는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괜한 오해를 살까 주춤했지만 끝나는 시간을 이용해 명함을 건네고 몇 마디 나눌 수 있냐는 양해를 구했더니 밝은 미소로 흔쾌히 허락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많은 인연의 사연을 듣고 고민을 함께 나누며 나름 자부심이 있었으나 특별한 만남이었다. 충분한 사전설명으로 거리를 좁혔고 관상이 아닌 잠재의식의 경험으로 볼 때 보통사람보다는 몇 단계 높은 차원에 계셨으며 가르침을 주려는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거 같다고 하니 다소 의아해했지만 그럴 수 있다고 이해를 해주었다. 귀감이 되는 생활습관이 언제부터인지 궁금하다 물으며 실례인 줄 알지만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지 가족 구성은 어찌 되는지 알고 싶다고 하니 곧이어 잠시 나갔다.

오지랖이 상처를 주지 않을까 후회가 밀려왔지만 배움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얼굴을 두껍게 했다. 예상은 했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슬픔 자체였다. 아버지는 지체 장애 일급으로 휠체어에 의존하며 어머니는 불편한 몸으로 어렵게 생활해왔으나 시부모의 억측과 심한 구박으로 가출을 해 소식조차 모른단다. 오빠 역시 정신병을 앓고 있으며 동생도 발달장애가 있단다. 본인은 사정상 비교적 출퇴근이 자유로운 영업을 하며 실질적인 가장이었다. 남들에게 어찌 보일지 모르지만, 낮이고 밤이고 하하 호호 웃음이 울타리를 넘어간단다. 열심히 사는 모습에 관심과 응원은 큰 힘이 되어주니 부자 부럽지 않단다. 나이를 떠나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감동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짜인 각본이며 신의 시험이다. 헤어짐이 아쉬운 이별 인사를 나누며 돌아서는 걸음에는 새로운 각오가 입혀진다. 흔하지 않은 방문이며 훌륭한 종교지도자가 아니어도 길들여진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참된 교훈을 일깨워준다. 그의 앞날을 축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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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창 2018-09-22 10:45:38
진한 감동이 밀려오는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