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아픈 역사 깃든 유리공예…재활용에서 관광 자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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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하와이 일본 ‘오키나와’
태평양전쟁으로 삶의 터전 파괴
미군이 버린 맥주병 등 재활용
컵·접시 등으로 화려히 재탄생
독특한 질감 등 매력에 사랑 받아
기념으로 꼭 사갈 정도 명성 자자
류큐 유리공예촌 등서 체험 다채
‘직접 보고 느껴’ 남녀노소 인기
오키나와에 있는 류큐 유리공예촌(류큐 가라스무라)의 모습. 건물의 외벽은 이곳에서 만든 유리타일로 설치됐다.
오키나와에 있는 류큐 유리공예촌(류큐 가라스무라)의 모습. 건물의 외벽은 이곳에서 만든 유리타일로 설치됐다.

2차 세계대전의 일부인 태평양전쟁 이후 삶을 이어가기 위해 재활용으로 시작한 유리공예(류큐 글라스) 오키나와의 새로운 문화가 됐다.

아픈 역사가 만들어낸 유리공예는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뛰어난 관광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키나와의 역사

오키나와는 일본 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지리적으로는 대만과 가깝고 아열대기후에 속한다.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오키나와는 오늘날 일본의 대표적인 해양관광지가 됐지만 15~19세기에는 중국과 남방을 잇는 중계 교역으로 번성했던 류큐왕국이 있었다.

19세기 말 일본에 합병되기 전에는 중국에 조공을 바친 제후국으로, 일본 본토와는 풍속과 음식, 의복 등 문화가 달랐다.

일본과 중국의 세공술 영향을 받은 칠기와 도자기 등의 공예는 물론 회화들도 빼어난 수준을 자랑했다.

오키나와는 한반도의 오랜 이웃이었다. 제주 남쪽으로 수백떨어졌지만 해류를 타면 3~4일 만에 갈 수 있었다.

13세기 고려와 교역을 한 이래 조선왕조와도 외교를 맺어 15세기에는 온사도가 망명했으며, 19세기까지 두 나라 사신을 통해 서적, 토산물을 교역하는 교류가 지속됐다.

난파한 배의 표류자들도 숱하게 기착해 당시 류큐 사정을 적은 조선인들의 표류기들도 상당수 전해지고 있다.

 

류큐 유리공예촌에 전시된 가지각색의 화려한 작품들.
류큐 유리공예촌에 전시된 가지각색의 화려한 작품들.

재활용품에서 새로운 문화로

오키나와는 태평양전쟁 당시에는 섬 인구 3분의 1 이상이 목숨을 잃은 비극을 겪었다.

오키나와는 전쟁이 끝나고 미군의 지배하에 들어갔다.

모든 것이 파괴되고 부족했던 시절, 미군이 마시고 버린 빈맥주병 조차도 귀한 재활용품으로 쓰였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빈 병을 반으로 잘라 컵으로 사용했다.

미군 점령기 당시 군 기지에서 버려진 콜라병과 맥주병을 재활용한 것이 오키나와 유리공예의 시작이다.

미군이 버린 유리가 화려하게 재탄생했다.

류큐 글라스는 다양한 색감을 가졌고 질감이 독특하다. 공예품은 컵, 접시, 꽃병 액자 등 종류도 다양하다.

 

류큐 유리공예촌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류큐 유리공예촌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유리 공예품을 자세히 보면 기포가 보인다. 류큐 글라스 공예의 특징이다.

완벽하지 않게 다듬어지지 않은 것이 또 다른 매력이다.

깨진 빈 병을 녹여 다시 컵을 만들던 시절이 지나고 지금은 어엿한 유리공예의 고장으로 거듭났다.

이제는 오키나와에 주둔하던 미군들이 떠날 때 기념품으로 꼭 사 갈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현재는 공예품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미군이 사용하던 빈 병을 재활용하지는 않고 있다.

오키나와 유명관광지, 쇼핑몰 등에서는 유리공예를 체험할 수 있고 완성품을 구매할 수 있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상당수는 지금도 미군기지 임대료와 관광산업 등에 의존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유리공예는 아픈 역사가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로 오키나와를 대표하는 뛰어난 관광 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키나와월드에서 유리공예 체험을 하고 있는 한 관광객.
오키나와월드에서 유리공예 체험을 하고 있는 한 관광객.

오키나와 유리공예 체험과정

오키나와월드와 류큐 유리공예촌(류큐 가라스무라) 등 유명 관광지 등에서도 손쉽게 유리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창문 없이 개방된 곳에서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불꽃이 튀는 것까지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컵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종류의 체험을 직접 할 수 있다.

오키나와의 유명관광지에서는 류큐 글라스 컵에 공기 불어 넣기, 류큐 글라스 컵을 굴려 모양 잡기, 주둥이 부분 직접 잘라보기, 가마에 넣기 등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손잡이에 종이 마개를 씌우고 힘껏 불어주면 눈앞에서 글라스가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부풀어 오른 컵을 굴려 모양을 잡아 준 후 연결돼 있는 주둥이 부분을 제거한다.

완성된 컵은 전문가의 손을 거쳐 뜨거운 가마 속에서 천천히 굳어가며 완성돼간다.

만들어지고 식히는 과정을 거쳐 완성되기까지 이틀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7세 어린이부터 다양한 연령대의 체험이 가능한 안전한 체험이지만 뜨거운 공방에서 진행, 화상의 위험이 있어 주의사항 등을 잘 듣고 체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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