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이자-축농증에 뛰어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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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필자는 근래 완고한 부비동염을 앓고 있다. 일명 축농증이라는 질환이다. 몇 달 전 감기를 앓았는데 나이가 들어서인가 그 후유증이 부비동염으로 온 것이다.

우리의 안면은 여러 개 동굴 모양의 부비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악동, 사골동, 접형동, 전두동이 그것이다. 들어가는 입구는 좁은데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공간을 형성한다. 이러한 구조는 코로 들이쉬는 찬 공기를 덥히는 역할을 한다. 폐장은 찬 공기에 취약하기에 이 부비동을 거쳐서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인체의 오묘한 생리인 것이다.

모든 점막은 자기 방어 기전이 있지만 면역력 저하 등 여러 이유로 부비동 안이 감염되면 이처럼 폐쇄적인 구조로 인해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

초기에 큰 불편함은 없어 몇 달을 방치했더니 코맹맹이 소리에 이어 삼출성 중이염으로 발전한다. 귀가 먹먹하여 생활하기가 여간 불편하지가 않았다. 긴급히 아는 한의원에 SOS를 요청했다. 신묘하게도 많이 괜찮아졌는데 이때 썼던 한약이 창이자가 들어간 처방이었다.

한약재 창이자(蒼耳子)는 도꼬마리(Xanthium strumarium Linne)의 잘 익은 열매이다. 창이자는 발산풍한약(發散風寒藥)에 속해 표사(表邪)를 푸는 즉, 외부의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기와 같은 증상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특히 창이자는 통비규(通鼻竅) 작용이 있어 비연(鼻淵)을 치료하는 데 뛰어나다. 비연은 코에서 끈적거리고 더러운 콧물이 흘러나오는 병증으로 지금의 축농증에 해당한다.

 

창이자
창이자

이외에도 일체의 풍습(風濕)을 없애 주어 위로는 머리, 아래로는 무릎 발목에 미치며 안으로는 근골을 통하고 밖으로는 피부에 미친다. 풍습이 생기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무릎 관절이 시큰거리며 아프고 각종 피부 습진과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창이자는 이러한 풍습 증상에 두루 쓰인다.

다만, 이러한 두통과 관절통의 증상도 풍습이 원인이었을 때 적용해야 하며 혈허(血虛)로 인한 경우는 금한다. 특히 창이자는 독이 있으므로 대량으로 내복하면 중독의 위험이 있다.

도꼬마리는 제주어로는 개조베기 또는 조부래기라고 한다. 어렸을 때 잔가시가 돋친 도꼬마리 열매를 따서 친구 옷에다 던지며 놀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길가에 흔한 잡초였다.

부비동염을 앓고 나서 도꼬마리를 찾아 나섰지만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지금의 달라진 환경이 이와 같다. 다른 한의사에 몸을 맡겨 차도가 있을 때쯤 우연히 갑마장길에서 도꼬마리를 마주했다.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

창이자가 축농증에 특효를 보려면 원인에 따른 약재 배합이 필요하다. 필자는 변증 결과 기허(氣虛)를 원인으로 했던 만큼 보기약을 군약(주된 약)으로 하여 썼기에 효과를 보았다. 원인에 따라 약재를 조합하는 것, 이것이 한의학의 묘미이고 특효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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