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생활 속 버려지는 물건도 '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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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중고 장난감.만화.영화 등 재테크 활발...쓰레기가 수집품으로 변신
절판된 일본 고전만화(가운데)인 ‘밑바닥이 없는 마을(底のない町)’은 200만원(20만엔)에 달한다. 판매가 중단돼 구하기 힘든 중고 만화책은 마니아들의 수집품이 됐다.
절판된 일본 고전만화(가운데)인 ‘밑바닥이 없는 마을(底のない町)’은 200만원(20만엔)에 달한다. 판매가 중단돼 구하기 힘든 중고 만화책은 마니아들의 수집품이 됐다.

제주시가 201612월 시범 실시한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가 지금은 정착에 이르렀다. 배출된 쓰레기를 다시 쓰고(reuse), 줄이고(reduce), 자원으로 재활용(recycle)하자는 ‘3R 운동은 이 제도를 뒷받침 해줬다.

일본은 중고 장난감과 만화·영화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생활 속에 버려지는 물건이 돈이 되는 이색 재테크가 유행하고 있다. 돈 되는 취미의 공통점은 희소가치다.

오래전 절판됐거나 수량이 한정된 상품을 잘 보관하면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일본에는 전 세계 수집가들이 찾는 중고 매장이 있다. 만다라케, 라디오회관, 하비천국은 체인점까지 둔 대표 매장이다.

만다라케의 다라케(だらけ)’는 한국말로 투성이를 뜻한다. 즉 만다라케의 상호는 만화투성이를 의미한다. 1980년 전문 헌책방 프랜차이즈로 출발해 지금은 오래된 아동 완구와 책·음반·게임은 물론 고전과 절판된 희귀자료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 신사이바시에 있는 만다라케는 4층 건물로 아톰과 건담 등 유명완구와 프라모델을 비롯해 연예인 브로마이드, 달력, 카세트테이프, 코카콜라병 등 각종 종고 물품이 가득 차 있었다.

 

오사카 만다라케에서 판매하는 중고 장난감인 ‘스페이스 맨’의 가격은 160만원(16만엔)에 달한다.
오사카 만다라케에서 판매하는 중고 장난감인 ‘스페이스 맨’의 가격은 160만원(16만엔)에 달한다.

7080세대들이 유년시설 즐겼던 장난감과 월간 만화, 액세서리 등 옛 추억이 가득했다.

1960년 영화와 TV에서 방영된 스페이스 맨시리즈의 양철 로봇 장난감이 가격은 130만원(13만엔)에 달했다.

가게 종업원은 포장을 뜯어 사용한 제품과 미개봉 제품의 가격은 10배나 차이날 수 있다. 판매가 중단돼 구하기 힘든 중고 만화책은 마니아들의 수집품이 됐다고 말했다.

1940~1960년대에 나온 고전 만화책은 100만원(10만엔)에 거래됐고, 한정판 캐릭터 인형 역시 높은 시세가 형성됐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해주는 중고 장난감은 레고다. 레고는 판매기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아무리 잘 팔리는 모델도 생산을 중단한다. 시리즈가 무궁무진해서 생산라인을 오래 유지하기 않기 때문이다.

2007년 출시된 영화 스타워즈시리즈의 레고 블록 밀레니엄 팔콘은 당시 정가가 56만원이었지만 현재 중고품은 500만원까지 뛰었다. 최근 레테크(레고+재테크)’란 신조어가 나온 이유다.

오래된 물건을 버리지 않고 취미와 수집 차원에서 매매를 하면서 자원 재순환과 새로운 소비문화 형성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오사카=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일본 오사카에 있는 프리이탁 매장과 형형색색의 가방들.
일본 오사카에 있는 프리이탁 매장과 형형색색의 가방들.

(박스) 트럭 방수천으로 만든 가방 "패션계 아이콘으로"

경제도시인 오사카에서 만날 수 있었던 업사이클링 매장은 프라이탁이었다.

유럽의 감성 쓰레기라 불리는 프라이탁(Freitag)은 스위스 프라이탁 형제가 1993년에 설립한 가방 제조회사다.

이들은 자전거를 탈 때 실용적이고 방수(防水)가 되는 가방을 찾다가 적당한 가방을 찾지 못해 직접 제작에 나섰다. 가방의 원단은 트럭 방수 덮개다. 자전거 폐튜브와 폐차에서 수거한 안전벨트는 가방 접합 부분과 어깨 끈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방의 주재료인 방수천은 최소 5년 이상 사용된 것으로 쓴다. 방수천을 떼어내 세척한 뒤 재단사들은 방수천 원래의 디자인과 색감을 고려해 가방을 디자인한다. 서로 다른 방수천으로 만들다보니 세계에서 유일한 가방이란 희소성을 갖게 됐다.

가방을 비롯해 지갑, 스마트폰·노트북 케이스, 열쇠고리 등 다양한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20년이 넘는 동안 총 300만개 이상의 가방을 만들었지만 이 가운데 똑같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한다.

수작업으로 만들고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에 친환경 이미지까지 더해져 프라이탁 제품은 전 세계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쓰레기가 명품으로 팔리면서 연매출은 700억원을 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제2의 프라이탁을 꿈꾸는 업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5년 전 10여 개 안팎에 불과하던 업사이클링 업체는 2016150개로 늘었다. 2017년 기준 2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디자인을 더해 재활용 이상의 가치를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이 패션계에도 친환경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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