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폐허의 땅 ‘예술의 옷’ 입다…북적북적 핫플레이스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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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0억개비 담배 생산하던 곳
문화 생산·수출 공간으로 ‘변신’
전시관·아트샵·북카페 등 운영
동부창고 전시·공연 다채 ‘인기’
시민예술촌으로 변신한 동부창고의 모습. 청주시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이곳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선보이면서 시민들로 북적거리게 하고 있다.
시민예술촌으로 변신한 동부창고의 모습. 청주시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이곳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선보이면서 시민들로 북적거리게 하고 있다.

도심 속 폐허로 변했던 담배공장이 문화예술의 불을 켜려는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열정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에 자리잡은 옛 연초제조창이 버려진 산업시설에서 문화재생의 산실로 재탄생하고 있다.

폐공장서 공예·문화시설로 리모델링

1946년 문을 연 청주 옛 연초제조창은 현재까지 건물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근현대 역사유물이다.

한때 3000여 명의 근로자들이 솔, 라일락, 장미 등 연간 100억개비의 담배를 생산하고, 17개 나라에 수출했다.

그만큼 국내에서 가장 큰 담배공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곳이다. 그야말로 14부지에 들어선 생산공장과 원료공장, 창고 등은 청주시민들의 삶과 희망의 공간이었다.

1977년에는 제주 출신이자 청주연초제조창 소속 고상돈 대원이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는 기록도 남겼다.

하지만 산업화에 밀려 1999년 원료공장 폐쇄에 이어 2004년 아예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장기간 방치되면서 도심의 흉물이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철거와 재개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폐공장에서 2011년을 시작으로 2년마다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면서 세계적인 문화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공예비엔날레가 담배를 대신해 문화를 생산하고, 문화를 수출하는 장소로 변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상 5층 규모의 연초제조창 리모델링 조감도.
지상 5층 규모의 연초제조창 리모델링 조감도.

청주시의 연초제조창, 공예비(空藝飛)’2014년 정부의 지역문화브랜드 공모 사업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공예비(空藝飛)’는 텅 빈 공간()에 문화예술()의 옷을 입히고, 시민들의 꿈을 담아 새로운 미래를 향해 웅비(雄飛)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또 옛 연초제조창과 주변 지역이 정부의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 폐공장 부지를 활용한 공예·문화산업지구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이에 따라 1단계 사업으로 옛 연초제조창 본관동(연면적 51545)을 철거하지 않고, 지난해부터 지상 5층 규모의 건축물 골조를 살린 채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청주시는 내년 7월까지 공사를 마무리, 같은 해 10월 열리는 제11회 청주공예비엔날레 개최를 맞아 시설 운영에 나설 예정이다.

이 공사가 끝나면 공예클러스터와 문화체험시설, 상업시설 등 복합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특히 상설전시관, 아트숍, 북카페, 수장고, 갤러리숍 등 공예관련 시설, 공연장 및 문화교육체험시설 등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옛 연초제조창 남관도 리모델링 중으로 내년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개관을 목표로 건립되고 있다.

현대미술관 청주관은 미술품 수장 기능과 전시 기능이 복합된 대형미술관이다.

지난 8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가 옛 연초제조창 도시재생에 힘을 보태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체결, 각자 추진해 온 문화도시 조성 사업과 도시재생 뉴딜 사업 간 연계 강화를 약속했다.

이에 앞서 청주시는 2007년 옛 연초제조창 일부 부지에 첨단문화산업단지 벤처지구를 조성했다.

이곳은 전문 문화콘텐츠기업이 입주한 첨단산업시설과 감성적인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현대식 전시컨벤션 체험공간으로 단장,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1946년 문을 연 옛 연초제조창의 모습.
1946년 문을 연 옛 연초제조창의 모습.

시민예술촌으로 변신하는 동부창고

동부창고는 옛 청주연초제조창의 담뱃잎을 보관하던 창고로 7개 동이 남아있다.

1960년대 공장창고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적벽돌과 목조 트러스(금강송)로 건축, 등록문화재로의 보존 가치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주시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지원을 통해 이곳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선보이면서 시민들로 북적거리게 하고 있다.

이곳은 리노베이션을 통해 201534(커뮤니티 플랫폼)35(공연예술연습공간)에 이어 지난해 36(생활문화센터)이 개관, 3개 동이 운영 중이다.

6동과 8동이 추가로 마켓플레이스로 조성될 예정이다.

34동은 다목적홀, 푸드랩, 랩실, 갤러리, 목공예실 등이 들어서 전시와 공연, 요리, 교육 등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커뮤니티 활동의 거점이다.

35동은 다양한 분야의 동아리, 예술가, 학생, 시민들에게 연습공간을 제공해준다.

36동은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개인, 동호회의 공간으로 지역문화공동체를 형성한다.

한편 동부창고 34동 문화재생 사업은 2016년 전국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 우수 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청주 공예페어 행사장의 모습.
청주 공예페어 행사장의 모습.

청주공예비엔날레의 거점

청주공예비엔날레는 1999년 금속, 도자, 유리, 섬유, 목칠 등 공예의 전 분야를 다루는 최초의 공예비엔날레이다.

1회 행사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시작한 후 2011년 제7회 때부터 옛 연초제조창으로 옮겨 2017년 제10회까지 치렀다.

2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는 세계 각국에서 30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4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세계 최대 규모·최고 수준의 공예비엔날레로 성장하고 있다.

비엔날레가 열리지 않는 짝수 해에는 동부창고에서 청주공예페어가 시민들을 초대한다.

장인 정신이 깃든 작품부터 생활 속 유용한 소품까지 다양한 공예품이 전시되고 있다.

창고 사이에는 거리마켓이 펼쳐져 다양한 체험과 함께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입하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안승현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학예실장은 옛 연초제조창 활용 방안을 놓고 아파트, 공공청사, 대형마트 등 재개발 논란도 있었지만 오랜 시간 시민들의 토론 과정에서 문화재생으로 의견이 모아졌다“2011년 공예비엔날레에 참가했던 세계의 석학들이 건물 철거보다는 그대로 남겨 문화산업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안 실장은 이제 시민들이 공예클러스터로 문화산업과 관광자원화를 통해 과거 청주를 대표하는 산업 중심지였던 안덕벌 일대를 어떻게 부흥시킬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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