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미래덩굴-짓무른 종독(腫毒)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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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제주는 일반적으로 약초에 대한 민간의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 그런데 고향의 노모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약초가 하나 있다. 물론 젊었을 때 당신이 직접 효험을 본 치험례에서 각인된 정보이다.

치질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고생하던 차에 지나가던 약재상이 귀띔해 준 처방이 바로 ‘벨랑귀낭’이라고 불리는 청미래덩굴 뿌리였다고 한다. 당시는 육지에서 와서 돈을 주고 약재를 수집해 가는 약재상이 있었다. 그 약재상 말대로 청미래덩굴 뿌리를 삶은 물에 좌훈을 하고나서 씻은 듯이 나았다는 것이다.

한약재 토복령(土茯)은 청미래덩굴(Smilax china Linne)또는 광엽발계(光葉菝葜, Smilax glabra Roxburgh)의 뿌리줄기이다. 중국에서는 광엽발계 만을 토복령으로 쓰며 청미래덩굴은 ‘발계(菝葜)’라 하여 따로 등재되어 있다. 토복령은 썩은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진균인 복령과는 전혀 별개의 한약재이다.

청미래덩굴 뿌리(토복령)는 풍습사(風濕邪)를 없애며 소변을 통하게 하고 종독(腫毒)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관절통, 설사, 방광염, 치질 등을 치료한다. 청미래덩굴 잎은 짓무른 상처나 종독, 화상 등 외과 증상에 주로 쓰인다. 내복과 외용 모두 가능하다.

한약재 토복령

토복령은 기본적으로 청열해독약(淸熱解毒藥)에 속해 열독(熱毒) 즉, 열나면서 빨갛게 붓고 아픈 화농성 감염증을 두루 치료한다. 토복령은 각종 열독 증상을 치료하기에 치질 치료에만 특화된 약재는 아니다.

또한 청열해독약에 속하는 약재는 토복령 외에도 많다. 아마도 당시 근처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재가 토복령이어서 우선 권했으리라.

곶자왈 청미래덩굴 열매

이처럼 청미래덩굴은 제주의 도처에 흔하다. 지금 곶자왈을 가면 빨갛게 익은 청미래덩굴 열매를 쉽게 볼 수 있다. 열매 모양은 동글동글 예쁘고 탐스럽지만 한입 깨물자면 속은 푸석하여 겉껍질과 굵은 씨앗만 씹히고 맛도 맹맹하여 형편없다. 청미래덩굴은 열매보다는 어린 순을 따서 재미삼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어떤 동네에서는 그 순을 따다 나물로도 이용해 먹었다.

이렇게 토복령은 제주 곶자왈에 흔한 약재이지만 약용 부위가 뿌리인 게 다소 걱정스럽다. 어디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 남발하여 뿌리 채 뽑히는 경우가 많아질까 저어해서이다.

전통 시장에서 가끔 자연산 토복령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목격한다. 아직 가격 면에서도 그렇고 손님들 손길이 그리 귀하게 대접받지 못하는 것 같다. 밭에서 재배되는 작물이 아니라면 그냥 지금처럼 몇몇 사람에게만 드물게 찾기를 바랄뿐이다. 사실 토복령은 약재 전용으로서, 열독을 치료하는 약재로서는 뛰어나지만 상복하는 식품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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