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봄소식 찾아오니 평화 품던 제주가 움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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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도 남북정상회담 예정 속 金 위원장 외가 제주 한라산 방문 기대감…남북교류 중심 무대 주목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는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는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차례 정상회담은 남북 평화프로세스의 진전 가능성은 물론 제주가 평화의섬 무대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었다.

남북정상회담과 평화 메신저 제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427일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첫 만남을 시작으로 5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9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3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다졌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무산됐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 경호·의전·의제 선정 등을 둘러싼 촉박한 일정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평양선언 합의대로 가까운 시일 내답방이 성사될 경우 올해 한라산 방문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제주를 방문하면 생모 고용희의 아버지 고경택이 제주 출신이어서 외가를 찾는 셈이 된다.

김 위원장의 방남이 이뤄질 경우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이어 한라산에서도 함께 등반하는 역사적 명장면이 연출될지도 관심 사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28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북악산 산행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때 뭘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에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평양 정상회담 당시에도 한라산을 소재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문 대통령은 방북 첫날 환영 만찬에서 백두에서 한라까지 남과 북 8000만 겨레 모두의 하나 됨을 위하여!”로 건배사를 한 데 이어 이튿날 평양 능라도 경기장 연설도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로 시작했다.

방북 마지막 날 백두산 산책 당시에는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부부는 제주삼다수 병(500)에 담긴 한라산 물을 천지에 조금 부어 백두와 한라의 합수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남북 화해협력의 중심지 제주

제주특별자치도는 남북화해와 교류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해왔다.

제주 감귤은 남북 협력 사업으로 1999년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해마다 북한에 전달되면서 비타민C 외교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제주도는 2010년까지 감귤 48328t, 당근 18100t 등을 북한에 보냈다.

북한은 이 때문에 제주도민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도민 대표단 835명을 평양·개성·백두산·묘향산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11일과 12일 제주산 귤 200t을 북한 주민들에게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9월 평양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송이버섯 2t을 선물한 데 대한 답례의 표시였다.

제주 감귤의 북한 행은 2011년부터 중단된 감귤 보내기 교류 사업 이후 8년 만이다.

이에 따라 남북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해온 감귤의 북한 보내기 사업 재개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북한 고위급 인사의 제주행과 남북 회담 장소로 각광을 받았다.

20006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제주에서 행사가 잇따랐다.

20009월 김용순 노동당 비서가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제주를 방문, 남측의 임동원 국정원장과 특사회담을 가졌다.

김 비서는 당시 한라산 등산코스 중의 하나인 영실을 둘러보고 해발 1280m 표지석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지만 한라산에 오르지 못한 진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 비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꼭 한라산을 올라갔다 오라고 했다고 말해 남북정상회담의 제주 개최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은 20008월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한라산 일출을 보고 싶다며 제주 방문을 희망했었다.

같은 해 924일부터 26일까지 남북 국방장관회담, 927일부터 30일까지 제3차 남북 장관급 회담도 잇따라 제주에서 열렸다.

20031023일부터 27일까지는 북한 예술·체육 참가단 190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월드컵경기장 등 도내 일원에서 민족통일 평화체육문화축전이 열려 남과 북이 하나가 됐다.

20051213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제17차 남북 장관급회담도 제주가 무대였다.

이처럼 남북 교류가 활발하던 시기 제주가 주무대가 된 것은 북측이 제주에 대해 쉽게 맛볼 수 없는 귤 등 남방과일의 생산지, 신비스러운 섬 이미지, 남쪽 땅 끝이라는 지리적 상징성,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으로 인식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제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가 점차 해빙무드로 전환되면서 제주가 또다시 남북은 물론 미국, 중국 등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정상회담이나 고위급회담의 명소로 떠오를지 주목되고 있다.

아울러 남북 평화협력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도는 지속적인 북한 감귤보내기를 비롯해 제주~북한 평화크루즈, 한라산-백두산 생태·환경보존, 한라에서 백두까지 교차관광, 제주포럼 북한측 인사 초청, 에너지 평화협력 교류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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