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곡아-과식, 소화불량에 좋아
맥아·곡아-과식, 소화불량에 좋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송상열, 한의사·제주한의약연구원장

민족의 명절, 설이 막 지났다. 설은 끝났지만 잔뜩 쌓인 설음식을 처리할 일이 남았다. 설 연휴 동안 과식, 소화불량으로 불편을 겪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이 시기 약국에 가장 많이 찾는 약도 소화제란다.

한약재 중 소식약(消食藥)에 속하는 약재들은 음식물 소화를 촉진하는 약물로서 소화불량으로 인한 복부팽만, 트림, 오심, 구토, 변비 등을 치료한다. 대표적 소식약인 맥아(麥芽)는 보리(大麥, Hordeum vulgare Linnevar. hexastichon Aschers)의 잘 익은 열매를 발아시킨 것으로 생활에서 음식 재료로도 쓰는 속칭 엿기름이다.

보리는 발아 시 녹말을 가수분해하는 효소인 아밀라아제의 활성이 강하게 된다. 이로 인해 맥아는 음식물 중 쌀과 밀, 과실 등을 소화시키는 데 뛰어나다. 간기(肝氣)를 잘 소통시켜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에도 좋다.

또한 맥아는 유방이 붓고 아플 때 소량으로 생용(生用)하면 젖을 돌게 하고, 반대로 산모가 젖을 끊으려 할 때는 대량으로 초용(炒用: 살짝 볶음)하면 유즙 분비를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수유 기간에는 복용을 금한다. 오래 먹거나 많이 먹는 것도 원기(元氣)를 모손하므로 좋지 않다.

 

한약재 맥아
한약재 맥아

벼(Oryza sativa Linne)의 잘 익은 열매를 발아시켜 말린 것을 곡아(穀芽)라 하는데 이 또한 소식약으로 쓰인다. 맥아와 비교하면 맥아는 소화 작용이 뛰어난 데 반해 곡아는 식욕을 촉진하는 작용이 강하다. 맥아와 마찬가지로 생용하거나 살짝 볶아 사용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 주부들 명절증후군이 화두이다. 명절 때마다 반복되는 주부들의 불만이 어느 때보다 높다. 아예 시댁에 가는 것을 거부하는 ‘명절파업’까지 생겼다니 그 정도를 가늠할 만하다.

사실, 하루종일 음식 장만에 시간을 보내는 주부들로서는 명절이 달가울 리 만무하다. 과도한 명절 음식은 낭비라는 데서 그 자체로도 문제다. 시간 지난 음식은 맛이 떨어지게 마련. 데워 먹다 남은 음식들은 헤프게 버려지기도 한다. 게다가 그렇지 않아도 과잉 칼로리 시대에 기름에 튀긴 고칼로리 음식들로 인해 신년에 세운 다이어트 계획은 어느새 물거품이 되곤 한다.

주부들 불만에 몸에도 해롭고 귀한 음식까지 버리게 한다면 이런 상황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싶다. 두텁게 쌓아 올린 차례상 앞에 조상들이 내려와 지켜본다면 과연 이런 모습을 달가워할까.

이제 음식 장만을 줄여 그 시간 그 비용으로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가거나 문화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어떨까. 주부 불만도 음식 쓰레기도 없어지고 대신 우리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것이다. 앞으로의 명절에는 소식(消食)이 아니라 소식(小食)이 필요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