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호-열·한기 반복되는 증상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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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한의학 박사

40대 후반인 처형이 정수리 열감과 목이 건조한 증상으로 상담을 요청했다.

이 증상 전에는 피부 소양, 소화불량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지니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우울 불안 증세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병원을 수차례 다니며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다 급기야 필자를 찾아온 것이다.

처형은 갱년기 증후군을 겪고 있는 중이었다. 사람의 몸은 성장과 노화를 향하면서 몇 단계의 변곡점을 거친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변곡점의 규칙성을 남성은 8년 단위, 여성은 7년 단위로 찾아온다고 했다.

7년이 일곱 번 지난 여성의 나이 49세, 즉 사십대 후반의 변화를 보면, 현대에 이야기되는 갱년기 증상과 일치한다.

갱년기(更年期)에서 ‘更’은 ‘바뀌다’ 라는 뜻. 이 시기는 신체의 흐름이 크게 변해 여러 가지 몸의 신호가 나타난다.

특히 상부로 올라오는 열 때문에 얼굴이 화끈거리며 땀이 나다가 한기를 느끼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때 효과적인 약재 중 하나가 시호다. 시호(柴胡)는 시호(Bupleurum falcatum Linne) 또는 그 변종의 뿌리로서 안면홍조, 한열왕래(寒熱往來)에 활용된다.

본래 시호는 반표반리(半表半裏)의 사기(邪氣)를 없애서, 한열왕래(한열이 오르내림), 흉협고만(胸脅苦滿, 가슴이 답답하고 쓰림), 구고인건(口苦咽乾, 입이 쓰고 목이 마름) 등을 치료한다.

또한 소간해울(疎肝解鬱)의 효능이 있어 스트레스로 인한 유방통, 월경부조, 월경통 등을 치료하고, 약량을 적게 쓰면 내려간 기를 올려 피로나 위하수 등의 증상을 치료하기도 한다.

 

한약재 시호
한약재 시호

한의학적으로 ‘반표반리’라는 것은 인체의 겉과 속의 중간이라는 의미이다. 외부로부터 사기가 들어와 겉에 있으면 오한이 생기고, 체내로 들어가면 열이 심해진다.

초기에 사기가 풀리지 않고 반표반리에 머물며 한열이 왔다 갔다 하는 단계에서 바로 시호가 쓰인다. 말라리아로 인한 학질의 한열왕래 증상에도 쓰이고 갱년기의 한열왕래에도 활용할 수 있다.

제주 자생하기도 하는 시호는 사질양토를 좋아해서 서부지역 재배가 적합하다.

갱년기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감소로 여러 증상이 생겨난다. 안면홍조 외에도 근골격계, 심혈관계, 비뇨생식계, 신경정신계 질환 등 범위도 다양하다.

하지만 인위적인 호르몬요법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특히 유방암,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에는 금한다.

호르몬 변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골다공증과 심혈관계 질환이 걱정된다면, 석류, 콩 등의 식물성 에스트로겐 음식 섭취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시기, 체중 관리와 운동은 기본이다. 하루 세 끼가 우리의 일상이듯 운동도 이와 같아야 한다.

무엇보다 인생의 갱년기를 극복 대상이 아니라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여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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