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과 법고창신(法古創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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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웅. 칼럼니스트

세계가 바글바글 들끓는다.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몰이는 가위 경악 수준이다. 빌보드 발표 최신 차트에 따르면 그들의 ‘맵 오브 더 소울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가 ‘빌보드 200’ 7위에 올랐다. 이 앨범은 4월 27일 자 차트에서 1위 첫 진입 후 3주 연속 톱을 기록했다. 미국 빌보드 메일 앨범 차트 톱 10에 3주 연속 진입하는 대기록을 세운 셈이다.

그들은 단일 앨범 최다 판매량 기록도 자체 경신했다 한다. 대히트곡 ‘작은 것을 위한 시’가 ‘핫 100’에서 전 세계적 인기를 이어 가고 있는가 하면, ‘아티스트 100’ 2위, ‘월드 앨범’ 1위, ‘인디펜던스’ 2위, ‘월드 앨범’ 1위, ‘톱 앨범 세일즈’ 5위, ‘독일 앨범 ’6위, ‘빌보드 캐나디안 앨범’ 7위…. K팝에 날개를 달아 안방처럼 세계의 하늘과 땅을 훨훨 날갯짓하고 있다.

따분하게도, 대중가요라면 트로트에 갇혀 살지만 우리 보이그룹의 눈부신 활동에 환호와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방탄소년단(防彈少年團), 왜 이름이 그리 전투적이고 살벌한가. 처음엔 강한 거부감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알고 보니 퍽 유의미했다. 일차적으로 총알을 막아낸다는 관념적인 뜻이 있고, 그처럼 젊은 세대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고난과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과 젊음의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게 아닌가.

그들이 SNS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이 활발한 건 잘 알려진 일,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리트윗을 기록한 연예인이자 트위터 최다 활동 음악 그룹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작년 유엔총회 연설 장면이 눈앞으로 떠오른다. 그게 계기가 돼 ‘차세대 리더’란 타이틀로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지 않았는가. 이를 지켜보며, 미국시장의 높은 벽을 넘어 ‘K팝의 대첩’이라고까지 했다. 그들이 K팝의 위상을 한 층위 끌어올리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방탄소년단이 법고창신 하고 있다. 옛것을 새로운 것으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함이다. 옛 것을 토대에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으니 법고창신이다.

방탄소년단은 21세에서 26세의 청소년들이다. 맹렬히 사회적 편견과 억압에 맞서 자신들의 음악과 젊음의 가치를 발현하는 모습이 놀랍다. 청소년의 꿈에 대한 메시지가 분명하잖은가. 그들에겐, 세대별로 공감하는 가사를 전달하려는 목표가 있다. 이를 위해 활용하는 한국적 리듬과 춤, 한국어 가사 등은 전통을 중시하는 ‘법고’이고, 서양 음악에 한국 음악과 무용, 영어와 한국어를 함께 접목 융합한 것은 ‘창신’의 구체적 실현이다.

전통은 창조하는 것. 계승한다고 답보에 머물면 인습(因襲)이다. 방탄소년단처럼 문화예술도 고전의 가치를 바탕으로 새로움을 찾는 작업이 이뤄져야만 한다. 시대의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면서 창의에 불을 붙여야 한다는 의미다. 방탄소년단의 폭발적 인기에 K팝 팬들 사이에 한영어(韓英語)가 대유행이란다. daebak(대박), mukbang(먹방), aegyo(애교), oppa(오빠), jinjja(진짜)…. 방탄소년단이 한국어를 유행시킨다니 놀랍잖은가.

이처럼 새로운 것의 창조는 옛것의 바탕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법고창신함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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