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둥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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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웅. 칼럼니스트

한 가정 3자녀 이상을 ‘다둥이’라 한다. 많은 자녀들이라는 뜻이다. 다둥이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농담으로 애국자란 말로도 쓰인다.

1970년 이전엔 다둥이 가정이 흔했다. 섣부른 정책도 문제였다. 19170~1980년, 산아제한으로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져, 이후 결혼한 사람들에게 다둥이는 드물다. 3포·5포라지만, 여건이 풍족해도 하나 혹은 둘에서 끝난다. 예전에야 둘째까지 ‘따딸이’면 셋째는 무조건 아들이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리했는데, 옛말이다. 대부분 둘에서 끝이다. “셋째를 가지려고?”하면 돌아오는 답이 “미쳤어?”다.

대한민국은 지금 출산율 1에 못 미친다. ‘0.98’의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출산율이 36개 OECD 국가 중 꼴찌다. 몇 년 전 정책이 복병을 만났다. 이대로 가면 2050년에는 우리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상황이 도래한다니 심각하다. 뒷짐 져 먼산바라기 할 일인가.

사회와 민중을 계도(啓導)·홍보하는 것은 신문(언론)의 기능이고 또 책임이다. 오래전 헌법 개정한다고 교원까지 동원해 구석구석 돌며 사랑방 모임에서 계도한 일이 있었다. 의식이 덜 깬 시절이어선지 시골 어른들의 호응이 의외로 컸다. 헌법을 고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그렇게 형성되기도 했다. 신문은 힘을 갖고 있다.

다둥이 가정에 무얼 지원한다는 것은 속보이고 한계가 있다. 실제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을까. 색다른 접근법을 시도해야 하는 이유다. 계도·홍보는 이전에 해 오던 수준에 머물러선 성과를 내기 어렵다. 전면에서 언론이 젊은 엄마 아빠 의식 속으로 진입하는 전략적 설계와 공격적 접근이 필요하다.

제주新보가 ‘2019 제주 다둥이 가정문화 장려 및 홍보 대전’을 주최한 것은 정책을 선도하는 큰 행보였고 또 기발했다. 전면광고로 실린 ‘다둥이 아빠 V.O.S 그룹 리더 가수 박지헌 「육아콘서트, 내 아이와, 소통하기」’의 가족사진에 시선이 딱 꽂혔다. 42살 6남매의 아빠, 그는 정말 대단하다. 알려진 대로, 무대의상도 소탈하다. “행복한 가정이 스펙이고 파워”라 말하는 그. 아이들을 키우며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 간다고 했다. 가만 들여다보니, 젊은 가수가 무릎 위에 앉혀 안고 있는 아기는 6남매의 막내로 지난 2월에 태어난 셋째 딸 갓난이다. 고 녀석이 뭘 알까. 잔뜩 낯 찌푸려 울음 터트리는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마술공연, 농촌사랑 농부체험·전동차 부스, 팡팡볼 경주, 공 던지기 이벤트, 또 한편에선 500여 명 어린이들이 제주 가족사랑 어린이 사생대회가 열려 부모와 함께 그림을 그리며 즐겁게 하루를 보냈다. 시민복지타운의 너른 마당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마음 놓아 놀 수 있는 놀이시설과 소규모 풀장을 만들어 온종일 뛰어놀게 한 이벤트도 흥겨웠다.

후원기관 제주도는 육아가 즐거운 도시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다. 좋은 시책을 내놓을 것이 기대된다. 희망도 보인다. 지난해 기준으로 제주의 출산율은 1.22명으로 세종 1.57명, 전남 1.24명에 이어 3위다. 특히 셋째 출산 비율은 15.5%로 전국 평균 9.8%를 크게 웃돌아 1위다.

이번 제주新보가 주최한 ‘제주다둥이 가정문화 장려 및 홍보대전’은 계도·홍보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세간에서 다둥이 인식 개선에 주추를 놓았다고들 말한다. 제주에 다둥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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