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서귀포학생문화원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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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前 백록초등학교장·동화작가

서귀포는 아름다운 도시다. 설문대할망의 얼굴을 닮았다는 한라산 백록담 아래로 휘어져 내린 경사면과 천지연, 정방, 소정방 폭포, 외돌개를 품은 절벽과 섬들, 그 아래로 산호밭과 바닷고기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바닷속 세상은 얼마나 신비로운가. 올레길 6, 7코스는 올레길의 백미이기도 하고. 그래서 서귀포는 해양도립공원이다.

서귀포에는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를 여는 칠십리 시공원이 있고, 소암, 이중섭, 기당, 이왈종 미술관과 서귀포, 삼매봉, 기적의 도서관과 서귀포예술의 전당 등이 있어 서귀포는 인문환경 또한 잘 갖추어져 있는데 그 중심에 서귀포학생문화원이 있다. 청소년들의 미래를 키우는 장소이며 위치상으로 서귀포시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서귀포학생문화원은 1993년에 푸른 학생의 집으로 개원하였다. 문화공간이 부족했던 서귀포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문화 예술의 전당이 되었다. 공연장과 전시장, 교육실은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의 문화 예술에 대한 갈등을 해소시켜 주는 전당이 되었다. 그리고 넓은 잔디밭이 있었다. 주택과 상가로 채워진 구 시가지에서 녹지공간은 유일한 곳이다. 그 잔디밭에 어린이들이 놀러오고, 어린이날 행사, 글짓기 대회, 사생대회가 펼쳐졌다. 지난해에는 ‘책들의 가을소풍’ 독서축제도 열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꽃처럼 피어나는 곳이며, 걸음마를 배운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다닐 수 있는 곳이어서 공원 역할을 겸하고 있어 잔디광장은 서귀포학생문화원의 얼굴이다.

서귀포학생문화원에서는 일년 내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실 프로그램, 소년소녀합창단, 플루트, 바이올린, 보컬 밴드, 학생나눔 동아리,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평생교실, 평생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서귀포도서관, 서귀포외국문화학습관, 제주유아교육진흥원이 한 울타리에 있어 서귀포의 교육타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서귀포학생문화원 옆으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이 추진된다. 1965년에 계획된 도로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도로가 개설되면 학습공간, 녹지공간, 휴식공간이 타격을 입어 교통사고의 위험, 소음공해로 4개 교육기관의 학습권과 교육환경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 또한 서귀포도서관 앞의 송림이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서귀포학생문화원은 지하차도 개설을 원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도로개설은 지역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서귀포의 교통환경을 바꾸는 일일뿐만 아니라 재산가치를 높이는 일이어서 일거양득이 된다. 지하차도를 개설하면 도로를 우회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래서 지하차도의 개설을 반대한다.

본관건물과 잔디광장이 단절되면 소음공해. 오렴된 공기 속에서 교육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방음벽 설치로 교육은 할 수 있다지만 방음벽 속에 갇힌 4개 기관을 생각하면 암담하기만 하다. 또한 주차창이 축소되어 이용자의 불편함을 초래할 것이다. 지역주민의 소망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웃음 소리를 듣고 싶다. 잔디광장이 없는 서귀포 학생문화원 상상만으로도 암담하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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