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점투성이 채용시스템, 이게 적폐다
허점투성이 채용시스템, 이게 적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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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감사위원회의 감사를 통해 드러난 제주도 산하 18개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의 채용 실태는 도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적발 건수만 69건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무한 반복하고 있는 허술한 채용시스템엔 말문이 막힌다. 규정이 있으면 준수해야 함에도 위반하기 다반사고, 규정이 없거나 허술하면 새로 만들거나 보완해야 함에도 임기응변에 급급했다. 주먹구구식 인사관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실례를 보면 기가 차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성검사 부적격 판정자를 상용정규직에선 면접에 참여토록 하였지만, 일반정규직에선 면접에 아예 응시하지 못하도록 탈락시켰다. 이중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이로 인해 면접 응시를 앞두고 30명의 희비가 엇갈렸다. 불공정 채용이라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더욱이 정규직을 신규 채용하면서 면접위원 4명이 응시자와 같은 기관인 경우도 있었고, 면접위원이 응시자와 같은 부서의 상관도 있었다. 누가 봐도 공정평가와는 거리가 멀다. 이러면 쓸데없는 의혹을 사지 않도록 면접위원을 제척(除斥)하거나 응시자가 기피, 회피토록 조치했어야 했다. 이는 인사 업무의 기본 중 기본이다. 자격증을 제출하지 않아도 점수를 준 사례도 있었다고 하니 어처구니없다.

이번 감사 결과로 그동안 모든 기관이 한결같이 강조했던 공정한 채용문화 조성은 공염불로 확인됐다. 지난해 6월에도 이들 기관은 인사·채용과 관련해 감사위원회로부터 42건을 적발당했다. 그때도 주먹구구식이고, 부적정했다는 것이 주된 지적이었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 올해도 또 되풀이했다니 한심하고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공공기관은 어느 계층을 막론하고 취업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실업률이 치솟고 취업난이 심할수록 더욱더 그렇다. 그러기에 채용 과정도 공정하고, 그 결과도 공정해야 한다. 이번 감사가 헛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인사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존의 관행에 안주하려 든다면 그게 인사 적폐로 지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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