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대, 새로운 공공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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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경,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논설위원

영국 맨체스터시에 채텀도서관(Chetham's Library)이라고 있다. 영어권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도서관이다. 헨리 8세(Henry VIII)가 집필한 ‘아키텐(Aquitanus)의 성 프로스페르(Saint Prosper)’ 사본과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이 1687년 집대성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hilosophiæ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일명 프린키피아)’ 초판 등을 소장하고 있어 유명하다.

생전에 칼 마르크스(Karl Marx)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 같은 19세기 유명 철학자들도 이 도서관에서 중요 집필을 기획하고 저술하였으며, 그들이 작업하였던 책상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역의 공공도서관이 인류사회를 견인한 지적 탐구물들을 탄생시키는 근원적 장소가 되었다는 점만으로도 근대 사회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

공공도서관의 역사는 근대 시민사회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였다. 천부인권을 주창한 시민혁명의 결과 인권의 신장과 인류 사회의 성장으로 말미암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의 시대가 열렸으며 지역으로 확산되어 갔다. 공공도서관의 힘은 인류사회 위기 때마다 빛을 발휘하였다. 일례로 1980년대 이후 유럽사회에서 지역공동체 위기가 나타났을 때도 지역공동체를 지키기 위하여 지역의 공공도서관들은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이것을 평생교육 및 문화산업과 지역공동체 보호 등에 활용하였다.

그러면서 공공도서관은 시대에 맞는 정체성을 구현하며 변화를 모색하였다. 근대 문명 속에서 공공도서관은 시민사회의 한 구성 요소처럼 여겨질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졌다.

오늘날 세계 곳곳의 공공도서관들은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로의 변화에 대응하면서 도서관을 한 단계 도약시키고 있다. 여행도서관(Travel Library), 음악도서관(Music Library), 쿠킹도서관(Cooking Library), 영화도서관(Movie Library) 등 특정 분야의 전문도서관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박물관과 도서관의 결합 혹은 도서관과 전시관의 결합 등을 통하여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경향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를 라키비움(Larchiveum)이라 하여 디지털도서관(Digital libraries), 기록관(Archives), 전시관(Museums), 문화센터(Center for culture) 등을 통합하고 결합한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문화산업의 성장과 문화자본으로 장착한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세대를 포섭하기 위하여 공공도서관들은 열심히 변화중이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 문을 닫는 공공도서관들도 늘고 있다. 이것은 지역사회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제주지역의 공공도서관들도 제주사회의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세대를 포섭할 수 있도록 새로운 변화와 정체성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 여겨진다. 지식기반사회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그리고 문화자본을 온 몸에 장착하여 소비하고 있는 새로운 시대와 세대에 대한 대응 전략 마련 등을 통하여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

지역주민의 발전과 교육에 있어 공공도서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급속한 사회의 변화만큼 공공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의 변화는 불가피해졌다.

그런 점에서 제주지역 공공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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