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翰林村址/佳韻(한림촌지/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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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南軒 金粲洽(작시 남헌 김찬흡)

 翰林港父外家址 한림항부외가지 한수풀 마을 본시 진외가의 터전/

我工高校校長佳 아공고교교장가 나는 공고 교장이었소/

光陰自古如光客 광음자고여광객 세월은 자고로 지나는 손님과 같아/

明月伊今叔主人 명월이금숙주인 저 밝은 달은 이제 주인은 누구인가/

三伏浩浩眞暑熱 삼복호호진서열 삼복더위는 참으로 뜨겁구려/

五穀豊盛和氣街 오곡풍성화기가 오곡은 풍성해 화한 기운 거리로 넘쳐/

南極壽星照四時 남극수성조사시 남극 노인성이 사철마다 잘 비추니/

夢寐雖不忘一涯 몽매수불망일애 꿈자리에서라도 잊을 수 없네/

■주요어휘

父外家(부외가)=진외가, =저 이, 저 사람() 浩浩(호호)=광대한 모양 壽星(수성)=남극성, 노인성 夢寐(몽매)=자며 꿈꾸다

■해설

한림이란 마을을 한-수풀이라고 부른다. 이는 커다란 숲으로 뒤덮인 마을이라는 어원을 품고 있는 어휘이다. 한림읍 대림리를 일컫는 같은 어휘이다. 그러나 대림리는 속칭 선돌(立石)이라고 하니 이는 윗 대림을 일컫는 말이다.

나는 어렸을 때 동네 어른들로부터 한수풀 훈장의 손자라고 지칭되었으니, 조부님의 처가 곧 나의 진외가(陳外家)가 한림이기 때문이다. 이는 할머니가 한림리의 고씨 집안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림리 번창가인 상둣-거리였다. 상두란 곧 향도가(鄕徒街)를 뜻한다. 마을의 대소사에 상두-꾼이 모여들고, 특히 장례를 지내서 상여를 이곳까지 옮겨 장지로 가게 되면 이 상두-거리 네 거리에서 노제(路祭)를 끝내고 자택으로 돌아온다. 이 상두-거리 서쪽 방향으로 곧게 700미터 가면 한림초등학교 터전이다.

나는 후일 한림공고 근무시절에 이곳 진외가의 기와집에 들려 경주김씨 할머니에게 인사를 드리는 일은 반드시 했었다. 한림 마을을 처음 찾은 일은 6년제인 제주농업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학교 행사로 원보훈련이라 해서 10일간에 걸쳐 제주도 일주로 걷는 훈련이다.

당시 농과 실장 임창봉(任昌鳳)3학년 농과 담임 변시태(서귀), 축산과 담임 양홍식(대림) 선생 두 분과 학생 임원을 자택으로 초청하여 대접하였다. 선생님 앞에서 술 마시는 법을 익혀야 한다면서 술을 권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유구한 세월의 동쪽 시작머리 추억을 떠올리며 칠언율로 한 수 지어보았다. <해설 남헌 김찬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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