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 못 이겨 범죄 저지른 30대에 손 내민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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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물품 사기로 10만원 가로챘다가 1년 만에 경찰 조사
서귀포경찰서 고기영 경사, 걸어서 제주시 가겠다는 말에 2만원 건네
서귀포경찰서 고기영 경사
서귀포경찰서 고기영 경사

인터넷 물품 사기 혐의로 경찰서를 방문해 조사를 받던 30대 남성의 딱한 사연을 듣고 주머니를 털어 교통비와 식사비를 건넨 경찰관의 선행이 알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귀포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팀에 근무하는 고기영 경사는 지난 16일 인터넷 물품 사기 사건으로 출석한 A씨(31)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깜짝 놀랐다.

1년 전 이맘때 인터넷 물품 사기를 저지른 동기에 대해 A씨는 고개를 숙이고 “당시 3일 동안 한끼도 먹지 못해 너무 배가 고팠다. 보내기로 한 물품 대금으로 받은 10만원은 밥을 사먹고 밀린 찜질방 요금을 정산하는데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고 경사는 A씨의 수중에 돈이 없다는 사실도 알았다.

이날 경찰서를 방문하며 마지막 남아있던 5000원을 모두 버스와 택시 요금으로 냈기 때문이다.

어릴적 부모를 여읜 A씨는 찜질방을 전전하며 생활했고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일이 없어 전날부터 끼니를 거른 상태였다.

고 경사는 제주시까지 걸어서 갈 계획이라는 A씨의 말을 듣고 “버스를 타고 가고 따뜻한 저녁을 드시라”며 주머니에 있던 현금 2만원을 건넸다.

고 경사는 “경찰관으로서 어려운 사정이 있는 피의자를 어떻게 해서든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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