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똑똑한 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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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린, 제주대학교 전산통계학과 교수/논설위원

인공지능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유익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과 우려하는 시각이 교차한다. 우려하는 사항은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해서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일자리의 미래’라는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약 7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 개가 창출되어서, 결과적으로 5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학자 토머스 피레이는 현재 직업의 47%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것이고 경고 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취약 계층 및 전공별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일자리도 52%가 10년 후 로봇과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직업군’으로 분류되었다. 단순 반복 업무부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경고를 반만 믿는다고 하더라도 실직에 대비한 사회 안전망 구축과 직업 재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마련 등이 필요할 것이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이 발전해서 결국은 인간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다. 미국 테슬라의 일런 머스크 회장은 인공지능의 개발은 악마를 불러내는 일이라는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적도 있다. 반면에 기계가 인간을 육체노동에서 해방시켰듯이 인공지능은 인간을 반복적인 정신노동에서 해방시킬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필자도 IT전공자라서 사석에서 유사한 질문을 가끔 받는데, 필자는 인공지능이 아주 똑똑한 비서 역할을 하도록 인간이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비서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는 데이터를 읽어서 저장할 수 있고, 사칙연산과 비교연산 같은 기본적인 연산을 수행하고, 연산 결과를 출력할 수 있는 비서이다. 장점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런 작업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생각을 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를 부리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을 작성하고, 이 알고리즘을 코딩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을 시켜야 한다.

알고리즘은 컴퓨터에게 주는 작업 지시서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백만 개 숫자의 평균값을 계산하는 문제가 있다고 하자. 컴퓨터에게 이 일을 시키려면, 여기 백만 개의 숫자를 더한 다음, 그 합을 백만으로 나누어서, 그 나눗셈의 결과를 출력하라고 시켜야 한다. 컴퓨터는 자기가 구한 값이 평균값인 줄 알지 못한다. 그는 그저 백만 번의 덧셈과 한 번의 나눗셈을 수행했을 뿐이다. 인간이 컴퓨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인공지능은 여기에 학습능력이 더해진다.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 학습능력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공지능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는 학습을 하는 인공지능이다. 증권 거래하는 ‘켄쇼’처럼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 만들어진 인공지능들이 대부분이고 인간의 역할 자체를 대신할 범용 인공지능의 개발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인간의 뇌에 대해서도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능력이 빠르게 발전하고는 있지만 이를 통제하고 활용할 인간의 능력도 이에 따라서 발전할 것이다. 인간은 주변의 도전에 응전하면서 발전해왔다. 인공지능이라는 똑똑한 비서를 잘 정의해서 개발하고, 인간은 좀 더 일에서부터 자유로워지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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