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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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성. 명상가

육신이 늙어 더 이상 새로움을 택할 수 없을 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죽음이다. 어떻게 살아왔고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이었는지 되짚어봐야 하며 부끄러운 행동은 길고먼 반성을 가져야 한다.

완벽해지기 위한 과정이지만 나쁜 선례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착한 심성은 자랑이고 부자의 교만이나 업신여김은 상처를 남긴다. 지구에서의 삶은 반복의 연속이며 시작과 끝이 어디인 줄 짐작조차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나로 인해 변하는 것이 으뜸이요, 가난에서 나온 베풂이 하늘복을 쌓아간다.

드물지만 경각심을 주려는 영혼들의 방문은 혀 차는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보다는 숭고한 희생 정신에 탄복하게 된다.

오래전 어린 소녀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고 아들과 함께 시체를 유기한 사건은 분노를 넘어 슬픔 그 자체였다. 누구의 부탁이 없었지만 다소 위안을 줄까 해서 대화를 시도했다. 소녀는 동화 속 주인공같이 나타나 남아 있는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번 생의 역할은 공공연히 벌어지는 성범죄를 바로잡기 위해서 귀감이되는 것이었단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나올 것이고 그때부터는 전자 발찌를 채운다는 언질을 줬다. 당시만 해도 생소한 언어였다.

그리고 혹시 했던 우려가 사실이 돼버렸다. 이번에는 두 명의 어린이가 행방불명이 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연일 신문과 방송에서 보도가 됐으나 단서가 없어 시간만 보내고 있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간절함에 관계자와 연락이 닿았다.

정중히 청을 해 지금 죽었는지 살았는지 혹시 잘못된 상태라면 어디에 있냐 물으니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란다. 그리고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거 같으나 처음 보는 장소이며 자신은 야산에 아는 동생은 바로 앞 하천에 있단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은 자신들을 해친 범인은 동네에서 지나치다 본 적이 있고 한쪽 다리를 전단다. 그리고 우리 오빠와 싸운 적이 있어 기억할 거란다.

여러분의 수고와 땀으로 유골을 수습할 수 있었고 국회법을 통과해 성폭력으로부터 조금은 안심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남은 숙제는 다섯 명 소년의 의문사인데 이로 인해 아동 유괴에 엄격한 벌을 내려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아동학대나 폭력에도 이와 유사한 처벌이 내려질 것을 간절히 바란다. 신이 머물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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