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유치원에 스프링클러 아예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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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초·중·고교 10곳 중 8곳에 화재 진압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다고 한다. 더 심각한 건 아이들이 다니는 공립유치원은 아예 전무했다. 백화점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처럼 학교도 스프링클러가 의무화된 줄 알았는데 실로 뜻밖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화를 키울 수밖에 없다는 걸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교육부의 ‘학교 스프링클러 배치 현황’에 따르면 도내 학교 292곳의 스프링클러 설치율은 15.4%(45곳)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 21.6%에도 못 미친다. 이는 화재 발생 시 10곳 중 8곳은 신속히 대응할 수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특히 공립유치원 97곳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아무리 법상 의무시설이 아니더라도 마음이 영 개운치가 않다.

학교 내 스프링클러가 미흡한 건 2005년부터 4층 이상만 설치를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오랜된 학교의 1~3층 교실에는 스프링클러가 없다고 보면 된다. 병설유치원도 작년 6월부터 의무가 됐지만 설치율은 제로 상태다. 화재 대처능력이 떨어진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 스프링클러의 역할이 더 중요한데도 여태 상황은 이렇다.

지난해 2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나 2017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은 모두 스프링클러가 없어 초기 진화에 실패한 것이 피해를 키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크고 작은 화재가 빈번해 가슴을 쓸어내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모두 최소 안전장치인 스프링클러 설치를 도외시한 후진국형 인재인 것이다.

학교 스프링클러는 화재 시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소화시설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스프링클러 추가 설치 계획을 밝혔지만 좀더 빨리 속도를 내야 할 일이다. 아이들이 보다 안전한 시설에서 지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어른들의 책무다. 예산 쓰임새의 우선순위나 중요도에서 이보다 더 앞세울 것이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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