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게임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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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주 칼럼니스트

지난 5월 25일 제72차 총회에서 세계보건기구는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다. 게임 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그 소비층인 청소년의 건강이 더 중요하기에 적절한 조치라는 반응이 주류다. 게임에 중독되는 이유는 게임이 중추신경에 값싼 쾌락과 성취감을 주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무언가를 성취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게임은 단시간 내에 시작에서부터 결과까지 해결된다. 이런 속성 때문에 청소년들이 게임에 쉬 빠져든다.

이제 인터넷은 청소년들에게 무한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문명의 도구로 자리했다. 또한 지구촌을 하나로 연결하여 많은 정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게 해주는 정보의 원천이기도 하다. 원격시스템을 통한 교육과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한 것을 인터넷상의 가상체험을 통해 얻을 수도 있다. 인터넷은 이제 우리사회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인터넷의 편리함 뒤에 따르는 부작용도 큰 문제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중 10~30%, 대학생의 10%가량이 학업 및 또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과도하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스스로 통제하기 힘들 정도다. 인터넷 중독은 다른 정신과적인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우울증이다. 우울증에 걸리면 우울감이나 삶의 어려움을 인터넷 사용 행위를 통해 보상받으려 하고, 인터넷에 몰두함으로써 우울한 감정을 줄이려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인터넷을 무절제하게 사용하는 청소년들에게 알코올 중독이 더 많다는 보고도 있다. 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더 많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학업 능력의 저하, 대인관계의 어려움, 부모님과의 심한 갈등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고 한다.

인터넷 중독은 사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이미 중독이 되었다면 쉬 고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단기간에 치료되는 약물이나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약물요법과 정신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한 게임중독의 경우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는 경우도 많기에 가족 교육이나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청소년들이 인터넷이나 게임에 중독되는 이유는 그들이 사는 환경 때문이란 주장이 많다. 탈 자연에서 비롯된 문명의 병이란 말이다. 우리가 만든 문명적인 양육 환경이 아이들을 게임 중독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자연을 돌려주면 저절로 게임에서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다. 그러니 그 치유 또한 자연에서 찾아야 한다.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온전히 살게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학습 공간만이라도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학교 울타리 안을 자연 공원으로 조성하고, 거기다 교실은 자연과 맞닿게 구조 변경만 해도 교실 안에서 하늘을 볼 수 있고, 꽃향기 풀 향기 맡으며 공부할 수 있다. 어느 건축가의 제안처럼 남는 교실이나 옥상 공간을 우선 테라스로 꾸미는 것도 좋을 것이다. 탈 문명은 어렵지만 문명 속으로 자연을 끌어들이는 건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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