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시즌을 맞아 도민들의 항공권 구입난이 극심해지고 있다. 가히 하늘의 별따기라는 표현이 틀리지 않을 정도다. 보도에 따르면 전국 학교에서 수학여행단이 줄줄이 제주를 찾으면서 날마다 좌석난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24~26일만 해도 제주~김포 노선은 제주항공 등 모든 항공사가 100%의 예약률을 기록했다. 특히 주말 대기예약자들은 아예 탑승 기회를 얻지 못해 가히 ‘좌석대란’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은 11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 한다.
가을 성수기를 맞아 매일 4만명 안팎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고 있다고 한다. 당연히 제주노선 항공좌석은 이들 관광객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평일에는 수학여행단이, 주말엔 개별관광객까지 몰리며 빈 좌석이 거의 없다. 더욱이 학교 단체는 통상 항공권 예매를 150석 이상 많이 하는 데다 취소표도 거의 없어 이 시기엔 비행기표 구하기가 전쟁이란 말이 과하지 않는다.
항공업계에선 몰려든 이용객들로 인해 즐거운 비명을 지를지 모르겠다. 하지만 항공권을 구하지 못하는 도민들의 불편과 고충은 커질 수밖에 없다. 갑자기 일이 생겨 뭍 나들이를 해야 하는 이들로선 그야말로 발만 동동 굴러야 할 처지다. 항공사 등에 지인이 있어 표를 부탁하며 통사정을 하는 것이 이젠 흔히 있는 일이 돼버렸다.
도대체 국제관광지에서 이처럼 극심한 항공권 구입난을 겪는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도민에게 항공기는 육지부의 기차와 고속버스처럼 대중교통 수단이다. 국내 항공산업의 경우 제주가 주 영업기반인 점을 감안하면 도민 탑승난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선 안 될 일이다.
제주는 이미 관광객 1500만명 시대를 열었다. 급하면 특별기를 투입하는 식의 땜질처방으로는 한계다. 제2공항 해법도 언제쯤 가시화될지 장담할 수 없다. 제주도정과 공항공사가 머리를 맞대 현재의 시설능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든 항공기 운항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생업을 위해 다른 지방을 오가는 도민들의 고충을 심각하게 헤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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