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센타' 박용우 "재즈처럼 연기…웃음과 아이러니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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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 [연합뉴스]
박용우. [연합뉴스]

지방 국도변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재구(박용우)와 순영(조은지) 부부. 서울서 내려와 마을 주민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데다, 인근에 들어선 대규모 공사 현장 때문에 카센터가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가자 고심한다.

어느 날, 타이어에 펑크가 난 차량이 카센터를 찾고, 재구는 타이어에 박힌 금속 조각을 보고 수상한 계획을 세운다. 몰래 밤마다 도로 위에 금속 조각을 뿌려 타이어 펑크를 유도한 것. 이 사실을 알게 된 순영은 처음에는 화를 내지만, 도로에 아예 거꾸로 못을 박아놓자는 아이디어를 내며 범죄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카센타'(하윤재 감독)는 평범한 부부가 먹고살기 위해 '소소한' 범죄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뜻하지 않는 일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한국형 생계 범죄 블랙코미디'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뉴스에서 본 듯한 익숙한 소재이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가 이 영화 장점이다. 실제로 하 감독이 10년 전 남해 여행길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당시 타이어가 펑크나 보험회사에 연락했더니 주말이라 두 시간은 기다리라는 연락을 받았고, 그때 도로변에 현란하게 '빵꾸'라고 적힌 카센터를 본 것이다. 감독은 당시 '왜 이런 곳에 카센터가 있을까'하는 마음에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고 한다.

최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한 주연 배우 박용우(48) 역시 "흔한 소재이지만, 서사나 주제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어서 끌렸다"면서 "이런 느낌의 한국 영화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극 중 재구는 가진 것 없어 처가 식구들의 인정을 받지는 못하지만, 누구보다 아내를 사랑한다. 욕망과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아내와 함께 서울에 번듯한 건물을 지어 올라갈 꿈에 부풀어 끝내 도로에 못을 박는다. 박용우는 그런 재구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평소 수준급 드럼 실력을 자랑하는 박용우는 연기를 재즈에 비유했다. 그는 "재즈가 음악의 모든 것을 습득한 뒤 마침내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것처럼, 연기 역시 재즈를 연주하는 마음으로 하고 싶다""이번 작품은 그런 경험을 하면서 연기했다"고 떠올렸다.

영화 속 재구네 부부는 여러 번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들의 선택은 때로 뜻하지 않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긴다. 웃기는 상황 속에서도 마음껏 웃을 수 없는 이유다.

박용우는 "포복절도할 만한 웃음은 없지만 '피식'하거나 '이게 뭐야' 하는 웃음, 혹은 동정의 웃음도 있다. 그런 다양한 증폭의 웃음과 아이러니가 많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하이라이트인 재구와 용순의 격렬한 몸싸움 장면 역시 가장 기본적인 동선과 최소한의 대사만 주어진 상황에서 두 배우가 애드리브로 연기했다. 그래서인지 실제 부부 싸움을 보듯 생생하다.

"이 작품 속 감정의 본질은 초라함, 연약함, 지질함 같은 것이에요. 대부분 사람이 가지고 있지만, 애써 감추고 싶은 본모습이죠. 관객들이 재구네 부부를 보면서그런 인간의 연약함에 공감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에 부부가 방바닥을 뒹굴며 싸우는 장면에서 '인생이 왜 저래' '참 지질하다' 그렇게만 느껴도 이 영화는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올가미'(1997)로 데뷔한 박용우는 '달콤, 살벌한 연인'(2006)에서 소심남 황대우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드라마 '프리스트'에서 사제 역을 맡아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카센터' 이후 차기작으로는 영화 '유체이탈자'(윤재근 감독) 개봉을 앞뒀고, tvN 새 단막극 시리즈 '오우거'에도 출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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