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위험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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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저출산·고령화가 우리보다 빨랐던 일본에 ‘지방소멸’이란 개념이 확산된 건 민간 싱크탱크인 ‘일본창성회의’가 2014년 보고서를 내면서부터다. 2040년이면 전체 지자체 중 절반 가까운 896곳이 사라질 거라 경고했다.

홋카이도 유바리시만 해도 탄광업이 절정이던 땐 인구 12만명을 자랑하는 소도시였다. 그러나 석탄에서 석유 시대로 바뀐 뒤 탄광이 하나둘씩 문을 닫으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 결과 주민들의 대탈출이 이어져 지난해는 8800여 명에 불과한 영세 도시로 전락했다. 관할 20개 마을은 사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소멸촌락’이 됐다. 심각한 건 15세 이하 어린이 비율이 6%에 머물러 도시 전체가 사라질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 우리에게도 우울한 소식이 전해졌다.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소멸위험에 처한 시·군·구가 97곳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226곳의 43%다.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보고 내용이다. 새로 소멸위험지역에 포함된 곳은 전북 완주, 충북 음성·제천, 부산 서구, 강원 동해, 경기 여주, 경남 사천 등이다.

제주지역도 43개 읍·면·동 중 16곳(37.2%)이 소멸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나왔다. 읍·면은 추자·한경·구좌·성산·남원·우도·표선·한림·대정 등이고, 동 지역은 일도1·송산·중앙·영천·정방·천지·효돈 등이 포함됐다.

출산율을 좌우하는 20~39세 가임여성 급감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한 세대 뒤엔 인구 감소로 생활·산업 기반이 무너져 공동체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98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을 밑돌았다. 10년 넘게 세계 꼴찌다. 이런 상황에 올해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서도 전국 인구가 올해부터 감소할 거라는 어두운 전망까지 나왔다. 이대로 가면 상당수 도시는 아이 울음소리는커녕 대낮에도 길에서 인적을 찾기 힘든 유령마을이 될 판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소멸을 막으려면 청년층, 특히 여성들이 살고 싶은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로 볼 때 좋은 일자리가 있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 설 수 있도록 지역발전 모델이 절실하다. 답은 나와 있는데 타개방법을 못 찾고 있는 것이다. 지역 공동체 활기를 되찾는 일, 이 땅에도 발등의 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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