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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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길 서귀포의료원장

A형간염이 대유행이다. 올해 새로 발생한 환자수가 벌써 17천명이 넘었다. 대유행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작년에 발생한 A형간염 환자가 24백 명 정도였는데 올해는 벌써 7배가 넘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 A형간염환자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만 명이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반면에 과거 결핵과 함께 우리나라 기성세대들에게 잘 알려진 B형간염은 작년에 392명이 신고 되어 새로 발생하는 환자수가 꾸준히 줄고 있다. 1990년대 필자가 서울대병원에서 수련받을 때는 내과 입원환자 가운데 B형간염으로 인한 간경화나 간암환자가 제일 많았다. 그러나 B형간염 예방접종이 일반화되면서 이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B형간염은 점점 잊혀진 병이 되고 있다.

올해 유행하는 A형간염의 원인이 조개젓으로 발표되면서 졸지에 조개젓이 유명해졌다. 아마 많은 사람들은 조개젓 때문에 A형간염이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11월 들어서도 국산 중국산 가리지 않고 시중에 유통되는 조개젓에서 여전히 A형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주로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B, C형간염과 달리 A형간염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서 전염되는데 이런 병을 수인성전염병이라고 한다.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콜레라 등이 수인성전염병인데 감염된 환자의 대변으로 균이 나와서 물이나 음식을 오염시키는 것이다. 수돗물 관리는 지자체에서 잘 하고 있고 개인들은 대변을 본 뒤에 손을 잘 씻어야 한다.

50대 이상은 과거 우리나라 보건위생이 좋지 않은 시절에 대개 자기도 모르게 심한 감기몸살처럼 A형간염을 앓고 지나가서 면역이 생겼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면서 위생상태가 좋아져서 자연적으로 면역을 획득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었다.

1990년대 말에 A형간염 예방접종이 도입되어서 원하는 사람은 본인부담으로 접종하기 시작했고 2012년 출생자부터 국가무료접종이 시작되었다. 올해 발생한 A형간염환자 통계를 보면 30-40대가 70%가 넘고 20대까지 포함하면 거의 90%에 육박한다. 위생이 좋아지면서 자연면역획득도 못하고 예방접종도 하지 않은 세대들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이다.

A형간염은 증상이 감기몸살과 비슷해서 일반인들이 알기는 힘들지만 황달이나 콜라색 소변이 보이면 의심해볼 수 있다.

A형간염 바이러스를 확실히 치료하는 약은 아직 없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주로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A형간염에 걸렸다가 나은 사람은 몸속에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 B, C형간염과 달리 만성화하지 않고 급성간염이라서 대개는 3개월 이내에 낫는다.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되면 사망할 수도 있다.

C형간염은 예방주사가 없지만 A형과 B형간염은 예방주사가 있다. 어린이들은 국가에서 무료로 예방접종을 해주지만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20-40대는 가까운 병의원이나 보건소에 가서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A형간염 예방주사는 6개월 이상 간격을 두고 두 번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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