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해법 찾기에 고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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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 두는 경력단절 여성(경단녀)이 제주에서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한다. 통계청의 ‘2019년 상반기 고용조사’ 자료에 따르면 도내 경단녀는 1만3000명으로 전체 기혼여성의 11.7%를 차지한다. 작년 이맘때 11.3%보다 0.4%p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비취업 여성은 3만1000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000명 늘어 이의 상승률도 전국에서 3번째 높았다.

경단녀는 기혼여성 중 결혼과 임신·출산·육아·자녀교육·가족돌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을 말한다. 경력단절 사유를 보면 육아(38.2%)가 2014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결혼(30.7%)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이어 임신·출산(22.6%), 가족돌봄(4.4%), 자녀교육(4.1%) 등의 순이었다. 결혼과 육아의 위치가 이번에 뒤바뀐 건 육아문제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나타낸다.

도내 경단녀의 증가는 낮은 혼인율과 출생률을 감안하면 육아부담으로 인한 일·가정 양립이 녹록지 않은 사정을 반영한다. 다른 지역에 비해 경기에 민감한 3차산업 의존도가 높아 비자발적 이유로 일을 포기한 경우가 적잖다는 분석도 있다. 한마디로 경단녀들이 재취업 할 만한 변변한 일자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여성인력 활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국내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해 남성이 73.7%인 데 비해 여성은 52.9%에 불과하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제주지역 고용률이 68.4%로 전국 1위인 것을 감안하면 일자리 정책에 있어 여성들이 홀대를 받고 있다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번 통계를 들여다 보면 경력단절 열 중 넷이 육아에 집중돼 여성 취업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경단녀들은 육아휴직을 사용하며 버티다 결국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다. 제주 여성들을 출산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양질의 일터로 이끄는 정책비전이 시급하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이 나서서 공동체적 지혜를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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