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랑규선(螳螂窺蟬)
당랑규선(螳螂窺蟬)
  • 제주신보
  • 승인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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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사냥꾼이 활을 당겨 참새를 겨누었다. 그러자 기이한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높은 밤나무 가지에 매미가 앉아 울고 있는데, 그 뒤를 보자 사마귀 한 마리가 살금살금 다가서고 있었다. 매미를 잡아먹기 위해서다. 그런 사마귀를 보고 참새가 눈 깜짝할 사이에 덮쳤다. 사마귀는 매미에 정신이 팔려 참새가 자신의 뒤통수를 노리고 있음을 몰랐다.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뒤에서 닥치는 위험을 모르는구나.”

사냥꾼은 중얼거리며 참새에게 향했던 활을 거뒀다. 그리고 밤나무 숲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사내의 호통 소리가 들렸다. 사냥꾼을 밤도둑으로 오인한 것이다. 자신마저 새를 쫓다 산지기가 뒤에서 노려보고 있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장자의 산목편에 나오는 유명한 당랑규선(螳螂窺蟬)의 이야기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하명 수사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등 검찰 수사와 관련한 관전 포인트는 여러 갈래다. 우선은 정권 핵심을 겨냥한 수사가 어디까지 치닫느냐는 것이다. 현재로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인물들이 소환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럴 경우 정권 핵심과 검찰 간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검찰과 경찰 간의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소신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단은 ‘살아 있는 권력’에 칼을 겨누는 등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둘러싼 청와대와 여권의 압박도 거셌다. 마치 사방에서 포위망을 치는 형국이다. 청와대는 “피의사실 공개 금지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하라”, “비위 혐의가 있는 제보자 진술에 의존해 압수 수색을 한 것은 유감”이라는 등 견제구를 일단 날렸다. 민주당은 격앙된 목소리로 ‘검찰을 그냥 둘 수 없다’며 강경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취임할 경우도 무시할 수 없다. 인사권을 행사해 윤 총장의 수족을 자르고 현 수사 라인을 사실상 해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 상황은 당랑규선을 떠올리게 한다. 서로가 상대를 노리면서 혈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민심은 싸움을 예의주시하며 그 끝을 겨누고 있다. 어느 하나는 매미나 사마귀 꼴로 전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