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 丹楓/東韻(단풍/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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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詩 牧民 金景國(작시 목민 김경국)

秋樹染霜紅萬壑 추수염상홍만학 가을나무 서리 맞아 온 골이 붉었는데/

高空洗淨碧無終 고공세정벽무종 높은 하늘 깨끗이 씻겨 푸르고 끝이 없네/

斜陽杖拄山蹊步 사양장주산혜보 사양에 지팡이 짚고 산길을 걸어가니/

惚怳心身沒畵中 홀황사신몰화중 도취된 몸과 마음 그림 속에 빠진듯하네/

 

■주요 어휘

洗淨(세정)=깨끗하게 씻음 斜陽(사양)=사일(斜日). 석양 杖拄(장주)=지팡이를 짚다 山蹊(산혜)=산속의 소로 惚怳(홀황)=멍하니 있는 모양. 도취된 모양

 

■해설

봄꽃은 따뜻한 지방에서부터 개화하여 서서히 북쪽지방으로 올라가지만, 단풍은 반대로 북쪽 추운 지방에서부터 물들기 시작하여 하루 20~25km의 속도로 남하한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나라인 경우 10월 초순 설악산에서부터 가을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여 시나브로 남쪽으로 이동하여 20여일 후에는 한라산에 도달한다. 물론 단풍은 9월 상순이후 기온과 강수량에 따라 일정이나 물든 농도가 해마다 다소 차이는 있다.

지인들과 함께 절정의 시기를 조금 넘긴 11월 초순에 한라산 영실을 찾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이제까지 남아 있는 붉게 수놓은 단풍은 영실기암과 어울려 봄꽃보다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여기에다 석양이 비추는 존자암 성지길을 걷다보니 한 폭의 그림 속에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시상(詩想)을 천학비재(淺學菲才)하나 도취된 마음을 담아 칠언절구 형식에 동운(東韻)의 측기식(仄起式) 작품으로 한 수 지어 보았다.

<해설 목민 김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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