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또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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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병 정치부장

최근 제주지역 인구동향을 이야기 할 때 ‘역대 최저’라는 단어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결코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역대 최저가 아니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 듯싶다.

올해 제주지역 출생아 수가 또 다시 역대 최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에도 역대 최저였는데 올해도 역대 최저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지난해 제주지역 출생아 수는 4781명으로,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처음으로 5000명 미만으로 추락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출생아 수는 3430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0명이나 적었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출생아 수는 4500명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 수도 역대 최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자연증가 수는 869명으로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0명을 넘지 못했다.

올해 9월까지 자연증가 수는 45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8명에 비해 251명이나 적다. 올해도 역시 자연증가 수가 역대 최저를 예약하고 있다.

제주 순유입 인구가 최근 크게 감소하고 있어 인구가 증가하지 않는 인구 절벽현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서귀포시지역 출생아 수는 1036명에 불과했고, 자연증가 수는 -222명에 달했다.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다는 얘기다. 다른 지역에서 인구 유입이 없다면 인구가 감소하게 되는 셈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마을이 사라질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개최한 포럼에서 제주지역 43대 읍·면·동 중에서 37%에 달하는 16곳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소멸위험에 처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8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에서는 소멸위험지역이 13곳이었는데 약 1년 사이 3곳이 더 늘었다.

소멸위험지수는 한 지역의 20~39세 여성인구 수를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로 나눈 값으로, 소멸위험지역은 가임여성 수가 고령자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공동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제주지역 소멸위험지수는 2013년 0.94에서 올해 0.81로 크게 악화됐다.

소멸위험지수가 0.5~1.0 미만은 ‘주의단계’, 0.5 미만은 ‘소멸위험지역’으로 구분되고, 소멸위험지역 중에서 0.2~0.5 미만은 ‘소멸위험진입 단계’, 0.2 미만은 ‘소멸고위험지역’이다.

행정시별로는 서귀포시가 0.58로, 제주시(0.926)보다 소멸위험이 훨씬 컸다.

추자면은 소멸고위험지역으로 구분됐고, 소멸위험진입 단계에는 한경면, 일도1동, 구좌읍, 송산동, 성산읍, 남원읍, 중앙동, 우도면, 영천동, 정방동, 천지동, 표선면, 한림읍, 효돈동, 대정읍 등이 포함됐다.

출생아 수가 주는 이유는 아이를 키우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제주가 돼야 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젊은이들이 결혼을 해야 하는데 경제적으로나 생활면에서 안정돼야 한다. 또한 제주에서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러려면 제주에 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하고, 교육과 주거 등 생활여건도 뒷받침돼야 한다.

인구정책은 어느 하나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삶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모두 살펴야 한다. 제주에서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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