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은 부종에, 녹두는 화농성 염증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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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열, 한의사·한의학 박사
팥과녹두
적소두, 염증으로 소변 시원찮은 증상 등 치료
녹두, 여름철 더위 물리치고 각종 열독 제거

얼마 전 24절기 중 밤이 제일 길다는 동지가 지났다.

동짓날에는 의레 팥죽을 쑤어먹는다. 팥의 붉은색이 병과 불행을 가져다주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고 여겨서다.

실제 팥은 질병을 치료하는 적소두(赤小豆)라는 한약재이기도 하다.

(Phaseolus angularis Wight) 또는 덩굴팥(P. calcaratus Roxburgh)을 기원식물로 하는 적소두는 이수소종(利水消腫)의 효능이 있어 몸이 붓거나 염증으로 소변이 시원하지 않은 증상 등을 치료한다.

또한 해독배농(解毒排膿)의 효능이 있어 습열(濕熱)로 인해 장에 염증과 혈변을 동반하는 장옹(腸癰)과 간질환으로 인한 황달도 치료한다.

마른 사람은 복용을 주의하고, 과량 복용하면 몸이 야윈다고 문헌에 내려오는데 이런 금기증을 활용해 본다면 열성 체질의 다이어트에도 적용할 수 있겠다.

실제 몇몇 실험보고에 따르면 팥에는 지방세포 분화 억제 효과가 있다.

팥과 비슷한 곡물이면서 약재로 쓰이는 것으로 녹두(綠豆, P. radiatus L.)도 있다.

녹두는 청열해독(淸熱解毒)의 효능이 있어 여름철 더위를 물리치고 소갈로 인한 갈증을 풀며 각종 열독을 제거한다.

여기서 열독(熱毒)은 붉게 붓고 열과 통증을 동반하는 화농성 감염증을 의미한다.

민간에서 녹두는 한약 복용 시, 금기 음식으로 오인돼 왔다. 녹두나 무 등은 한약과 잘못 복용하면 머리카락이 희게 된다는 속설이 대표적이다.

물론, 복약 금기라 해 한약 복용 중에 피해야 하는 약초나 음식물이 있기는 하다. 한의학에서는 약물의 배합 중에 서로 함께 하면 약효가 증가하기도 하고, 반대로 약효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후자인 경우 숙지황과 무씨인 나복자(蘿葍子)의 예가 그렇다. 하지만 나복자와 맞지 않는 배합은 숙지황과 그 외 한 두가지 약재에만 해당하는 것일 뿐, 기타 다른 약재들과는 큰 상관이 없다.

녹두에는 부자(附子)로 인한 중독을 푸는 효능이 있다. 부자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재로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지만 과다할 경우 중독이 될 수 있다.

이럴 때 녹두는 부자의 중독 증상을 해소시켜 준다. 이는 부자의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므로 부자가 들어간 처방에 녹두를 함께 섭취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이 경우 외에도 변이 무르거나 몸이 찬 사람은 피하는 게 좋지만, 일반적으로 한약 복용 시 녹두나 숙주나물을 금기하는 것은 문헌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다.

전문가의 지도를 요하는 특별한 처방을 제외하고는 한약의 복약 금기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몸이 찬 한성 체질은 날것으로 먹는 생냉물을, 반대로 열성체질인 경우는 맵고 기름진 음식을, 몸이 붓는 사람은 짠 음식을 피하는 것 등이다.

사실 금기 음식의 폐해보다 과식, 야식인스턴트 음식 등이 더 해롭다.

현대의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는 것이 금기 음식을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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