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己亥年)의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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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국장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나를 키우는 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것을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 날이여”

나를 키우는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매년 이맘때면 생각나는 이해인 수녀의 ‘12월의 시’다.

해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다른 한해를 시작하는 시점에 책상 위의 달력을 접고 새해의 달력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다들 올해보다 나은 새해가 되길 소원하지만 달라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정치권을 비롯해 우리 사회가 양극으로 극렬히 갈라져 대립만을 반복하는 상황은 새해가 되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을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희망을 갖는 것은 무리일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법륜스님의 ‘깨달음’을 되새겨 본다.

스님은 “내 입장에서 상대를 바라볼 때 미움이 생기고 괴로움이 생긴다. 깨달음은 이런 인식의 오류를 바로 잡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님은 또 “빨간 안경을 끼고 보면 온 세상이 빨갛게 보이고, 파란 안경을 끼고 보면 온 세상이 파랗게 보이지만 안경을 벗어버리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보이듯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괴로움이 사라진다”며 “인식의 오류를 발견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이 바로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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