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가격 절반은 유통비, 대책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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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주산 광어는 가격이 추락하는데 소비자들은 이를 제대로 실감하지 못할까. 그 이유는 막대한 유통비용과 복잡한 유통과정이라는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물론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통계적으로 접근한 첫 보고서라는 점에서 신뢰가 간다. 제주도가 제주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2019 수산물 유통 관측보고서’가 그것이다.

5개 품목(갈치·참조기·방어·광어·소라)을 대상으로 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유통 비율은 갈치와 광어가 각각 59%로 가장 높았으며, 참조기 53.6%, 소라 52.7%, 방어 47.5%다. 위판장에서 ㎏당 1만2800원인 갈치가 도매와 소매 등 여러 단계를 거치고 나면 소비자는 3만원에 구입하고 있다. 유통비용이 상당 부분 차지할 것이라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유통 비율은 제주산 수산물이 안고 있는 태생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고 할 수도 있다. 수산물이기에 생산 후 손질과 포장, 신선도 유지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농산물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여기에 복잡한 유통 과정도 무시할 수 없다. 대개 제주산은 생산자에서 산지위판장(경매), 산지 중도매인, 소비지 도매시장(경매), 소비지 중도매인, 소매상 등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항공 및 해상 운송비도 추가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를 개선하지 않고는 제주산의 판로 확대는 고사하고 당장의 현상 유지도 힘들다. 한 때 ‘국민 횟감’ 대우를 받았던 광어의 신세가 좋은 예라 할 것이다. 산지와 소비지 상황이 제대로 연동하지 않으면서 생산자는 가격 하락에 한숨 쉬고, 소비자는 가격 부담에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내년에는 양식업체의 줄도산을 우려할 정도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조사보고서는 해법으로 수산물 거래정보시스템 구축과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거래할 수 있는 유통체계 확립 등을 제시했다. 제주도와 수협, 생산자단체 등은 제대로 새겨들어야 한다. 발 등에 떨어진 불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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