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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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엊그제 경자년(庚子年)의 태양이 떠올랐다. 날짜라는 게 끝없는 시간의 강물에 인간들이 매겨놓은 부초에 불과하다지만 새해를 맞으면 늘 마음이 설레는 게 사실이다.

무엇인가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바람이 일기 때문일 것이다. 해돋이를 보려 산이나 바다로 달려가 절실하게 내일을 기약하는 것도 소망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되새겨보려 하는 애씀이다.

하지만 정말이지 지난 한 해는 절망과 아쉬움으로 점철된 나날이었다. 고개 숙인 가장들이 속출하고, 청년실업이 급증하고, 서민들은 빚과의 전쟁을 벌여야 했다. ‘견디는 게 약’이라고는 하지만 시련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이들이 많다. 삶의 무게가 더할수록 갈구하는 마음은 더 커진다던데 그게 희망이라는 이름인 모양이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 우울하고 참담하기 그지없다. 이른바 ‘조국사태’를 비롯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국회의 당리당략과 밥그릇 싸움, 북핵의 안보 위협, 한·일의 극한 대립 등 여러 난맥상이 여태 진행형이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걱정스럽기만 하다.

특히 경제 관련 뉴스들은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1%대로 주저앉은 경제성장률, 청년 실업, 성장동력 실종 등의 소식을 접하며 위기를 느낀다.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는 우리에게 익숙한 경제발전 모델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제주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과 1차산업 분야의 소득 추락, 대형 개발사업의 법정다툼, 4·3특별법 개정안 좌초 등 시급한 현안들이 꼬일대로 꼬여 여러 난국에 직면한 상황이다.

▲사람들은 밤이 오리라는 걸 알면서도 아침에는 새 하루에 희망을 걸곤 한다. 그래선가 요즘 점집을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서점마다 ‘행복학’ 책들이 진열대에 널린 걸 쉬이 찾아볼 수 있다 한다.

불투명한 미래 앞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망감의 표출인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하다. 이맘때면 습관적으로 ‘새해 희망’을 입에 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마음이 영 무겁다. 그럼에도 새해에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어둠이 짙으면 새벽이 가깝다는 믿음이야말로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일 것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면 길이 되듯 절실하게 갈구하면 희망의 싹이 트는 것이다. 생각이 같든, 다르든 모든 사람에게 따뜻하고 안전한 새해가 되길 빌어본다. 새해 희망찾기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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