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보다 더 무서운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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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부국장

정치성이 짙은 영화 ‘제트 Z’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리스 태생의 거장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

이 감독은 지난해 SNS에 올라온 가짜뉴스를 통해 자신의 부고(訃告)를 접했다.

이탈리아의 한 기자가 소셜 네트워크의 취약성을 보여주려고 그리스 장관을 사칭한 계정을 만들어 거짓 정보를 퍼뜨린 것이었다. 일부 외신들은 이를 이용해 보도했다가 기사 전문을 취소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이에 대해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세계 어디서나 오늘과 같은 가짜뉴스가 존재하고, 이는 즉각 진실이 돼버린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전 세계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가짜뉴스가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달 4박5일 일정으로 제주를 여행하고 중국으로 돌아간 50대 관광객이 귀국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주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 확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원지인 중국 우한 출신이며, 제주 체류기간에 해열진통제를 구입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도민들을 더욱 불안케 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 확진자의 제주 체류기간 동선을 파악하고, 이 관광객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을 격리 조치했다.

또한 지난 2일 업무 차 제주를 찾은 한 남성은 국내 12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제주도가 이 남성을 현재 격리 조치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낮부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가짜뉴스가 유포되기 시작, 확진환자 소식보다 가짜뉴스가 도민들을 더욱 불안에 떨게 했다.

‘혹시 제대병원 갈일 있으신 분들 참고 하시라고 공유합니다. 금방 제주대학병원에 코로나 확진자 이송됐다고 하네요. 아직 뉴스에는 안 나온 것 같습니다만, 제주대학병원 관계자에게 들었습니다, 혹여나 제주대학 병문안이나 방문 계획 있으신 분은 마스크나 위생관리 해야 될 것 같아요!’

제주도는 지난 2일부터 이 가짜뉴스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을 키위고, 방역 당국의 행정력 낭비를 초래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이 이 가짜뉴스를 유포한 3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유포자는 “병원직원에게 들었다”며 “병원 방문자들의 감염 예방 차원에서 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설 연휴기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해 서귀포의료원이 폐쇄됐다는 괴담이 번지기도 했다.

이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된 가짜뉴스는 타지방에서는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다.

‘서울 지하철역에서 중국인이 쓰러졌다’, 경주에서는 ‘퍼뜨려주세요, 경주에 확진자 2명이 있다고 합니다’, ‘00병원에 중국 아기 격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자 발생 보고’ 등의 허위 문서 등.

국내외 학계에서는 이 같은 유언비어, 괴담 등을 가짜뉴스(Fake News)라는 용어 대신, 허위조작정보(Disinformation)란 용어를 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는 가짜뉴스들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는데,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사용하기 때문에 급속도로 확산된다.

신종 코로나와 관련된 가짜뉴스의 경우 생명과 직접 연관돼 있기 때문에 자칫 사회적 불안감을 더 키울 수 있다. 이로 인해 경제 활력이 떨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국민들이 괴담에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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